카테고리 없음

구신의 짓이냐 마구의 짓이냐?

윤재영 2006. 4. 1. 03:54

구신의 짓이냐 마구의 짓이냐?

 

 

사순절 기간동안 금요일에 금육과 단식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전번 금요일도 깜빡해서 아이들에게 햄버거를 주었고, 오늘 아침에도 깜빡하고 베이컨을 굽고 있는거다. 이를 어쩐다 이를 어쩐다.

 

우리집 아침은 각자해결이다. 준비된 아침에, 우유 쥬스 한잔, 각자 먹고 싶은 것을 찾아 먹는다. 주말이나 되어야, 아침을 만들어 주는데, 오늘은 주말도 아닌데 무슨 일로 아침을 만들기 시작했는가? , 그렇다. 큰아이가 일박이일로 학교에서 다른 주로 대회에 나가는 날이다. , 그러고 보니 조금 용서가 같기도 하고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하필 오늘 금요일, 평소에 안하던 짓을 했는가 모르겠다. 마귀넘의 짓이냐 아님 귀신넘의 짓이냐? 넘덜, 그래 너들 잘났다. 내가 넘어갔다. 마음이 아프다. 하느님께 엄청 죄송하다

 

모처럼 엄마가 아침에 지지고 볶으니 아이들이 식탁에서 군침을 삼키며 포크를 들고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아뿔사, 괴기다. 오늘 금육을 어기는 거다. 지글지글 구어지는 베이컨을 매정하게 버려 버릴까, 순간적으로 커다란 갈등이 생긴다. 아이들을 보니 차마 그럴 없었다. 감자 해쉬브라운, 계란 오믈렛, 베이컨, 접시 담아서 주었다. 때문에 순수한 아이들까지 죄를 짓게하는 이브의 가슴을 치면서.

 

죄는 죄는 부른다고 (맞나? 아니면 거짓은 거짓을 부른다는 원칙을 적용하여), 이브는 변명하기 급급하다못해 원망까지 한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몰랐어요. 이왕시작한 아이들을 실망 시킬수가 없었어요. 음식을 버리느니 사람이 먹는 것이 낫겠지요. 그건 그렇고, 이런 규칙을 만들어 이렇게 죄의식을 느끼게 하시는 거예요?

 

톨에도 어떤 인연으로 내게 왔을 같아 감사하게 생각하며 입에 넣는다. 그러기에 음식을 버릴 때는 마음이 아프다. 누가 톨을 위해 땀을 흘렸을 생각이 난다. 그리고 , 먹을 것이 없어서 굶는 사람을 생각을 하면, 아이들이 먹다 남긴 것도 감지덕지 먹게 된다.

 

아이들이 음식을 남겼다. 맛이 떨어졌다. 오늘 아침은 속을 채우지 않으려. 음식을 모두 버렸다. 어느 죄가 큰지는 모르겠지만, 값이다. 갈등이 생긴다. 나는 금육과 금식의 의미를 알고 있는가? 먹고 싶지 않아서 안먹었는데, 음식을 버려가면서 까지 하는 것이  금식을 했다고 떳떳할 있는가?  고기를 먹는 사람이 금요일에 고기를 먹었다고 해서 금육을 지키는 것인가?

 

괜히 고기는 구워가지고 아침부터 괴롭다. 히구, 그러고 보니 이것이 바로 나의 값인가 보다. 사실 이렇게 괴로움은 내게 필요한 선물이다. 이런 아픔을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세상을 올바로 있도록 영적 자극이 되는 거다.

 

사랑이신 하느님이, 우리에게 벌을 주기 위해서 금요일에 고기를 먹지 말라고 하신 것은 아닐 거다.  생각없이 기계적인 삶에서 인간적인 의미를 찾으라는 것일 거다. 금육과 금식을 하면서 나를 반성하고 이웃을 배려하며, 자신만의 이득과 욕심을 떠나, 모두를 생각할 , 진정한 기쁨이 온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한 것일거다. 대로 다시 사순절에 금육과 단식에 대한 의미를 새겨본다. 

 

금육을 하는 날에 식탁에 고기를 올려놓은 것은, 정신을 차리지 않다가, 돌에 채여 넘어진 거다. 틈만 있으면 잡초가 자라듯이, 마음에 준비를 하고 있지 않으면 유혹이 자리를 잡는다. 이런 일로 다시 나의 삶을 돌이켜 있는 기회가 되었다

 

 

 

2006 3 31

윤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