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꽃
다 같이 대지를 빌어 먹고 살고 있으면서
누구는 금지옥엽 사랑을 받고
누구는 천덕꾸러기
밟히고 또 밟히고
채이고 또 채이고
그렇게 무시를 당하며
그렇게 천대를 받으며, 그래도
끈질기게 살아나는
미움둥이 잡초 풀
이름을 불러 주지 않는다 하여
아무도 봐 주지 않는다 하여
서럽지도 아니할
그저 뿌리를 내릴 곳이 있는 것 만으로
감사할 뿐
2007년 3월 성당 뒷뜰에서
언젠간 더욱 선명하게 사진 찍는 것을 배울거다
잡초의 의지로, 그를 만나기 위해
윤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