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 마운튼 호숫가
물가를 거닐다 보니 어릴적 생각이 났다
빨간 고추잠자리는 아니였다만 분명 잠자리였다.
간격만 유지할 뿐 무서워하지 않았다
겨울에 추웠었나 보다 양지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것을 보니
손가락 깊이의 물에 피래미가 놀았다
어릴적에 왜 그리 잡으려고 했는가 모르겠다
그냥 보고 있어도 좋다. 평화롭다
잡히면 어쩌려고 훤한 곳으로 나온다 그들도 호기심이 있나
바시락 소리에 화들짝 달아난다. 놀라기는
아이가 부른다. 땅을 왜 그리 쳐다 보느냐고 한다
엄마가 정신이 나갔나 걱정했나. 아니면
다른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까봐 그것이 싫었던 건가
다행이도 사람이 없었다
한 구석 햇살에 반짝 노란 꽃들이 피었다, 뒤에는 바람을 막아 주는 배가 있고 앞에는 확트인 강이 보이는 아늑한 그곳에서
이들의 꼿꼿한 삶에 졸고 있는 뇌세포가 깜짝 놀라 깬다.
잠자리들 낮잠을 자는 지, 일광욕을 하는지, 나도 들어 누워 한잠 자고프고만 자리가 없다
노출된 곳에서 알을 품고 있다. 아이들만이 아니라 어른도 달려들 수 있을 텐데, 알이 아니라 독을 품는 건 안닌가 모르겠다.
4월 12일 2009
오크 마운튼 주립 공원
윤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