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곡폭포
친구들과 여러번 다녔지만 어머니와는 한 번도 안 와 보았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어머니 다리가 아프시다고 자꾸 들어 누우신다
버스 안에는 냉방이 되기에 찜통같은 집에 있는 것보다 산 속에 가 있는 것이 나을까 싶어
어머니를 설득시켰다.
옛 육림극장 건너편에서 50번 버스를 타면 구곡폭포가 종점이다.
덜컹거리는 버스에 앉아 바람도 쐬고 경치도 구경하고 그보다 좋을 수 없다
쉬었다 걸었다 쉬었다 걸었다 몇 번을 했는지 셀 수도 없다
세월이 좀 먹으랴, 어머니와 세월아 네월아 하며 걸었다.
종점 의자에서 앉아 있다고 오려고 했는데
놀랍게도 어머니는 폭포가 있는 계단 아래까지 가셨다
내려오는 길에 하늘정원에서 감자부침과 막걸리 한 잔하고는
술에 취해 다리가 후둘거려
물가에서 발을 담그며 제 정신 들때까지 놀았다.
신선 놀음이 따로 있겠는가
6월 23일 2013
윤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