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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

윤재영 2005. 7. 3. 16:56

공백

 

// 윤재영

 

철이 들며

부끄러움 느껴

닫아버린 마음의 철문

 

한동안 공백 속에

무디어진 머리와 손

녹이 슬고 이끼가 낀채

생각을 잃고 말을 잃고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

자판만 만지작거리다

 

풀잎에 맺힌

반짝이는 이슬에

어지러진 마음 녹여지며

 

문을 열고

햇살을 받아야지

펜을 들어

다시 새싹을 틔워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