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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집 처마밑에

윤재영 2005. 7. 21. 15:20
춘천집 도시 한복판에
친정집 기와집
높은 집들이 사방으로 올라가지만 저희 부모님집
아직 재래식집 그대로 이랍니다
자식넷을 키워내시고
구석구석 엄마의 손이 가지 않은데가 없지요
 
 
바로 중간에 보이는 문은 딸과 사위가 미국에서 놀러온다고
부엌을 뜯어 수세식 화장실 만들어 주신거예요
 

 
텅 빈둥지에
새들이 자식 소식을 들려 준답니다
 
 
그러니까 이십여년전 집을 떠나 미국에 오던해 새들이 처마밑에 둥지를 쳤답니다
그리고 매년 찾아와 두번씩 이렇게 제대신 부모님께 효도를...
 
 
새들이 왜 우리집에와 둥지를 치냐고요?
그것은 우리집에 먹을것이 많아서랍니다
재래식 화장실이 있어서
파리가 많이 있다나요
 
희안한 것은 어떻게
겨울이 지나면 잊지 않고
집을 찾아 올까요
불효 딸보다 나은가 봐요
 
마루턱 신발벗는 곳
바로 옆에 똥이 떨어져요
이구...그렇게 지저분해 보이던것이
이제는 신문을 깔아 주어 괜찮아요
 
 
맹숭맹숭 대머리에 새털
볼품없어요
그래도 살겠다고 짹짹거리기는
도데체 몇마리가 있기에?
 

 
 
에미소리가 나는가 봅니다
우메...입만 커서리...
 

 
 
 
 
히구...엉뚱한테를 보고 입을 벌리면 누가 주는감?
 
 
 
 
 
글쎄 다섯마리
요즘같은 세상에 애들만 주렁주렁
어떻게 벌어다 먹이려는지 원...
 
그래도 올해는 한마리도 안 떨어뜨리고
먹여살렸대요

 
 
둥지에서 나왔어요
둥지가 너무 작아 들어가 잘 수가 없으니까요
다 큰녀석들이 아직도 에미가 먹여줄때를 기다리네요
 
 
 
          2005. 7. 20.
          윤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