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어머니와
유월의 마지막날에
장마 비 잠시 멈춘 사이
공지천으로 바람 쐬러 나왔다
구부러지는 허리 가늘어진 다리
요사이 아프셔서 꼼짝도 못하셨다
그런데 그런데
무슨 황소 힘이 나셨는지
자꾸 걷자고 하시는 거다
거의 이 십여 년 후에 다시 걸어보는 공지천 둑
이렇게 좋게 변했을 줄이야
어머니와 막국수 먹고
선착장에서 커피도 마시고
들꽃 사이를 걸으며
우린 동심으로 돌아가 노래를 불렀다
어머니와 또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너무 행복했다
6월 30일 2011
윤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