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사진

추억: 엄마와 나

윤재영 2005. 11. 28. 12:36

추억: 엄마와 나

 

무슨일인지 오늘은 엄마 생각이 난다

앨범을 뒤적여 몇개의 사진을 골라 스캔하였다

 

사십년전: 초등학교 1아니면 2학년때 소풍

난 이 사진을 보고 기절할 뻔했다

난 내가 무척 예쁜줄 알았었다

엄마가 맛있게 싸주신 것

너무 먹어 배가 부르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나올 줄이야...

창피해서 숨겨놓았었다.

버리지 않기를 참 잘했다. 귀한 사진이다

엄마 지금 내나이보다 젊으셨을 때다

 

초등학교 6학년, 경주 수학여행가기 전

원주역

엄마가 양장점에가서 노란 꽃무늬 옷

옷맞추어 주셨다. 처음이였다

그 옷이 넘 예뻐 매일 입었었다

 

중학교 졸업식: 원녀중

엄마는 나랑 친구하자고 하셨었다

 

대학원 졸업식

나는 엄마의 꿈이였고 엄마의 모든 것이였다

육이오전쟁 피난을 하시며

19살에 장남한테 시집오셨다

시부모님 얼굴도 못뵙고

4살 10살 시동생 키우시며 동지섯달

제삿상 차려놓고 제사를 올리셨단다

아버지 선생님하시고

엄마 틈틈이 뜨게질 하셔서 우리 4 남매 키우셨다

 

20 여년전 미국에 유학오던 해

엄마가 세계는 너의 무대이니 마음껏 꿈을 펼치라 하셨다

하지만 딸을 보내는 엄마의 마음은

살점을 떼는듯한 아픔이였으리라

밤새 울우셔서 눈이 퉁퉁 부으셨었다

 

엄마가 가을 타지 말아라 하셨다

가을을 타는 것이 아니라

엄마 아버지 그립고 친구가 그립고

고향이 그리고 내 조국이 그리운 것은 

사시 사철 타는 것이리라

 

엄마 아버지 건강하세요

 

2005년 11월 27일

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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