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슈러브
담벼락에 의지 해
늦봄과 초 여름에 불꽃을 피운다
꽃인지 한을 못 푼 나무껍질의 분신인지
사과향기 고운 많큼
소복히 따다 바구니에 넣어둔다지만
차마 따지는 못하고 바라만 본다
향기와 요염한 그 자태가 나의 발목을 잡고 놓지를 않는다
가지에 물이 올라 싹이 트고 고개를 내민다
아직 푸르등등 어설프게...그래도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마냥 다정해 보인다
우리 이렇게 같이 크는 거야...서로에게 의지하며
아릿다운 소녀의 모습으로 혈색이 돌고 영글어 간다
그대와 나를 위해 두 잔의 찻잔으로
올망졸망 손을 뻣어 기도하는 모습으로
부유함의 극치...
꽃잎이 지며...열매를 맺는다
이 열매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언제 그랬던가...다들 어데로 하고...잎만 초연히 남아 있다
서늘해 지는 가을녘...조만간에 잎도 지고 가지만 남겠지
2006년 9월 22일
윤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