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일기 에세이

어머니날에

윤재영 2007. 5. 14. 16:23

어머니날에

 

오월 두번 째 일요일 어머니날

아침에 일어나니 커피 향기가 진동한다.

남편이 이미 내려 놓았나 보다.

 

노란 아기 국화꽃과 케익이 식탁위에 올려있었다.

어제 남편과 애들이 쑥덕쑥덕하더니 이번 어머니날은 좀 챙겼나 보다

선물은 따로 있다고 한다

(아니, 도데체 돈을 얼마를 쓴거야? 그 돈이 다 내돈이구만…)

 

도너츠 한 박스가 있는 것을 보니 그것이 아침인 모양이다.

누구 엄마는 애들이 아침을 해 준다더구만

나도 엄마다.

 

해 주어야만 할 것 같고, 주는데 익숙해 졌다.

그것이 자식 교육에 좋은 것만은 아닐거다.

꾹꾹 참고 빈 식탁에 눌러 앉았다.

 

작은 아이 주방에서 어쩡거린다.

엄마는 있는데 허전한 주방에 놀랬을 거다. 

(내 음식을 잘 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늘은 너가 해주는 아침을 먹을란다"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어쭈구리!?...시원하게 말을 잘한다)

토스트와 계란 후라이, 써니 사이드 업” 

(기호에 맞추어...ㅎㅎㅎ...그게 아니고

뒤집는 수고를 덜어 주기 위해)

 

어떻게 해요?” 후라이 팬을 꺼내며 묻는다

(에긍, 앓느니 죽는다더니...)

중불에 후라이팬을 약간 달군 후에 기름을 넣어

얼마큼?”

한 티스픈. 기름이 뜨거워질때까지 기다렸다 계란을 깨 넣어.”

 베이컨도 구을까요?”

(히구, 어느 천년에…)

아니 됐어

접시에 계란과 토스트를 담아

너무도 자랑스럽게 식탁에 놓아 주었다

포크는?”

 

우아, 너무 맛있다. 고마워

아이가 으쓱거린다

업드려 절을 받았지만 나도 아이가 해 준 아침을 먹었다.

 

어제 밤 아이가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늦게 들어온 것을

한마디 하려다 꾹꾹 참았더니

그 댓가를 어머니날에 톡톡이 받았다

 

 

 

2007년 5월 13일

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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