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일기 에세이

오늘 하루

윤재영 2007. 5. 25. 13:09

오늘 하루: 방학한 다음날

 

 

오늘부터 모두가 방학이다

아이들이 모두 집에 있으니 목요일이 토요일 같다

그동안 리듬이 깨지는 날

밤 열시, 녹초가 되어 책상 앞에 앉았다

무엇인가 끄적여 흔적을 남겨 놓아야 할 것 같아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 지껄인다.

 

오늘 나의 하루

 

남편은 일찌감치 출근

늦게 일어나는 아이들 아침 준비

아침 9:30에서 11:30까지 조카 양노원에서 봉사 시작

데려다 주고 집에 와서 점심 해 놓고 다시 데려왔다

 

아침 먹은 설거지 미처 할 시간도 없이

점심 준비해 주어야 한다

주방에 설거지로 틈이 없다 산더미 처럼 쌓였다

 

아이들이 틀어 놓은

티비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 , 음악 소리에 정신이 없다

똑딱 시계소리 새소리 들으며

생각에 잠길 수 있었던 시간은 지금에는 사치에 불과하다

 

작은 아이 오늘 부터 프레즐 만드는 가게에서 아르바이트 하기로 했다

오월과 유월 시간표를 만들어 주었다

 

큰아이 옷 세탁기 돌려주었다

자기 옷은 자기가 세탁하기로 되어 있지만

아직도 나에게 해 달란다. 봐 줬다.

 

내일 아틀란타 가서 이틀있다 온 후

시댁, 펜실바니아 피츠버그에 가야한다

개 모텔 예약, 하루에 20달라 정도

 

기말 고사를 보지 않아 에프를 받은 두 학생이

시험을 다시 보게 해 달라고 전화가 왔다. 이런 일은 처음이다.

어이가 없고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딱 잘라 말할 수 없어 그렇게 하라고 했다

 

남편네 학과에서 저녁파티가 있다

음식을 한가지씩 만들어 가야 한다

시금치 캐스롤을 만들기로 하고

슈퍼에 가서 재료를 사왔다. 그리고 만들었다

우리 아이 머리통의 세배나 될 수박도 사왔다

쩍 쪼개서 옆집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먼저 드렸다

 

저녁 파티에 나도 가야 했지만 도저히 갈 수가 없어

남편과 큰아이만 보냈다.

 

작은아이를 아르바이트 하는데 데려다 주고

조카를 친구네 집에 데려다 주었다

 

작은아이, 한 시간에 5달라 받으며. 태어나 처음하는 아르바이트다

아직도 내 눈에는 애기 같은데 잘 할 수 있으려나 못내 걱정이다

첫날에 5시간을 일해야 한단다. 

 

데려다 주고 집에 와 주방을 치웠다

다들 나가고 혼자 조용히 남았다.

차 한잔을 마시고 컴 앞에 앉아 일을 하려하자

남편과 아이가 벌써 왔다. 이긍 좀더 놀다 오지

 

신부님 책 번역한 것 수정을 끝내야 하는데

도저히 정신 집중이 안된다.

 

베스트 바이에 현금 쿠펀이 있어서 컴 자판 청소하는 것을 샀다

그리고 작은 아이와 조카를  데리고 왔다

운전은 작은아이가 했다. 낼 모래 운전시험을 본단다

 

지금 밤 10:30 이 지났다. 큰아이 영화를 보러 간다더니

아직 연락이 없다. 전화 해야 겠다

 

내일 아침 큰아이 치아 교정하러 치과에 갔다와서

아틀란타에 간다. 더 이상 내 머리는 돌아가지 않는다

복사기에 종이가 걸리듯

한잠 자고, 모두들 잠이 들고 나면

반딧불이 반짝할 수 있으려나...

 

 

 

2007년 5월 24일

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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