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야기

홍관조

윤재영 2008. 10. 14. 00:24

홍관조

 

떠나는 날까지 윙윙 허밍버드 자릿싸움을 하더니 

설탕물 채워진 빨간 입술은 썰렁 가을 추위를 탄다

철새떼 날아 와 전깃줄 하늘이 부산하다

조만간에 우리 집 뒷뜰에도 까맣게 내려와 앉겠지

뜰 안에 둥지를 튼 홍관조 예쁜 만큼 의심도 크다

매일 나와 먹으면서 아직도 믿지 못하고

살짝 인기척에 호르르 날아가 버린다

우리가 가까워지기에는 얼마나 시간이 걸려야 하나

아니면 그건 나의 허황된 욕심인 걸까

 

 

 아침햇살이 아침을 깨운다

 

 나무 숲에서 둥지를 튼 카디널 조심스레 정황을 살핀다

 

 가까이 가까이

 

 내가 있을 곳을 한 번 바라보며 머릿속에 계산기가 돌아가겠지. 그들이 좋아하는 것은 일정한 간격

 

 먹이가 코 앞에 있어도 마구 먹어대지 않는다 무슨 생각을 그리 오래 하는지...돌다리도 디뎌보라했나

 

이제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나 보다

 

 아예 통안에 들어가 먹는다. 그래도 그의 눈은 한시도 내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가까워 질 수 없는 널 멀리서 바라보면서...  

 

2008. 10. 13

윤재영

 

 

 

 

 

 

'사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꽃  (0) 2008.10.17
꽃나비  (0) 2008.10.15
가을맞이  (0) 2008.09.23
호수가의 오후  (0) 2008.05.09
작약 2  (0) 2008.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