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윤재영
흙은
묵묵히
지켜주고만
있다
꽃이
피나
꽃이
지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생명의
젖줄처럼
그렇게
순수하게
주기만
한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고
붉은
피
토하도록
파헤친다
하더라도
아프다지
않는다
냄새
나는
쓰레기
짊어
지켜도
불평도
없다
아무리
밟고
다녀도
꺼지지
않는다
도대체 그 흙은 누구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