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

또 태웠다

윤재영 2005. 10. 26. 22:53

 

 

 

또 태웠다

 

//윤재영

 

 

팥죽을 쑬까

팥소를 만들까

 

깨끗이 씻어

밤새 불려 놓고

 

찰랑찰랑 맑은 넣어

불에 올려놓는다

 

열어보고 먹어보고

아직 덜 익었다

 

잠시 돌아본 사이

씁스름 냄새

 

! 탄다. 태웠다

눌어붙었다

 

이를 어쩐다

번이 아니다

 

버려야 팥알이

아까운 것이 아니고

 

닦아야 냄비가

겁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 

볼 낮이 없어서이다 

 

긁어내고 닦아내고

한나절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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