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을 따며: 그린 토마토
//윤재영
느즈막 주렁주렁
거죽만 남아 비틀어져
넘어가는 햇살에 의지한 채
익을 듯 익을 듯, 익지 못하는
기다림에 지친 초록의 한
노란 꽃은 웬 말인가
한 때 귀여웠지만
이젠 아니다
아무리 예쁜 꽃도
제 철이 아니면 밉다
깰 수 없는 나의 편견, 아집
찬 서리 내릴 영점에서
정리하자. 포기하자
핏줄 빳빳이 세워
눈을 감고, 귀를 막고
후려 초록을 따다 그리고
뿌리 채 뽑는다. 미련이 남을까봐
나, 변명한다
그대를 위한 것이라고
정말 그럴까? 아니다
인정하자
난 나를 위해 사는 거다
그대 아프면 나도 아플테니까
초월한 그대
그러면 그렇고 저러면 저렇고
절대 순종, 완벽한 겸손, 바보
난 또 의미를 부여한다
나 혼자 쇼를 하고 있다
2006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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