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하며

작은 놀이터

윤재영 2006. 8. 9. 02:45

작은 놀이터

 

 

 

어제부터 강의가 시작되었다. 작년에 강의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었으니 강의는 보너스로 하는 거다. 글쓰는 맛을 들인 후부터는, 강의가 있으면 있는 것이고 없으면 없는 것이고 집착이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 나이가 있으니 손을 놓을 때는 아니다. 때로 하기 싫지만 건강을 생각해서 운동을 하는 것처럼 기회가 오면 하는 것이다. 

 

인간발달 그리고 결혼과 가족관계를 가르치고 있다. 수업을 받는 대상의 학생들은 대부분 직장인이고 배경이 다양한 사람들이다. 많으면 15명에서 적으면 5명의 학생이 듣는다. 수강 신청한 사람이 다섯명 보다 적으면 강의가 취소 수도있다. 전공은 아동발달인데 야간대학으로 옮긴 이후 부터는 인간발달과목을 주로 가르치고 있다. 과목이 무슨 자격증을 따는데 필요한 과목은 아니지만 삶을 사는데 필수적인 과목이 아닌가 생각한다.

 

과목이야 똑같지만 수강듣는 학생에 따라 그리고 나의 생각과 해석에 따라 강의의 내용이나 흐름도 변하게된다. 이런 스타일의 강의가 지루하지도 않고 취향에 맞는 같다. 문제는 비록 미국에서 이십년을 넘게 살았다하지만, 대학 시절을 한국에서 보낸 나는, 한국어가 나의 말이고 영어는  남의 나라말이다. 더구나 과목의 성격상 설명과 토론을 많이 필요로 하는지라 처음이나 지금이나 강의하기 긴장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십오년의 강의 경력으로, 서당개 삼년에 글을 읊는다고, 이제는 학생들을 울리고 웃기고 있는 여유가 생겼다. 연륜의 덕일 것이다. 본토 발음하는 사람들이 듣기에 설은 발음이겠지만, 같이 소수의 학생을 놓고 강의를 경우에는, 언어보다는 학생들과의 관계형성에서 강의의 성공여부가 결정되는 같다. 학생들이 마음을 열수있도록 유도하여, 서로를 신뢰할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의 선을 그어 주면, 다소 부족한 것은 감싸지고 오히려 그런 모습이 장점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여튼, 년만에 다시하는 강의이다. 남편이 일찍 퇴근을 해서 주위를 어성거린다. 어린아이를 물가에 보내기라도 하는 심정인가보다. 커피서비스에 설겆이 저녁도 남편이 맡았다..더운데 밖에 나가 땀을 흘리며 고기를 구우면서도 짜증한 안낸다. 무슨 잔칫상이라도 차리는지 거창하게 음식도 한다. 그렇게 하다가는 얼마되지 않는 봉급 남아나지도 않겠다.  마누라가 나가는 것이 그렇게 좋은가? 아니면 내가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알고 내가 좋아하니 자기도 좋은 것인가?

 

백인 여자 다섯, 흑인 남자 하나, 중동에서 남자 하나, 그렇게 일곱명, 그리고 한 명이 결석이다. 경험으로보아 두명은 수업에 빠지고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도 대부분 그런 학생이아닐까. 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번 기회로 강의록을 남겨야 겠다 (결과야 어떻튼, 생각을 하는 것이 안하는 것보다 낫겠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사는 곳에 내용만 다를 뿐이지, 결국 희노애락의갈림이다.  미국사람을 가르치면서, 그들 중  한 사람이라도 깨우치게 하여 한국을 알릴 수 있다면 그것이 한국인으로서 나의 긍지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인종과 문화에 따른 고정관념이 사라지고, 우리는 같은 지구인으로서 서로 공존하는 거다. 비록 이상이고 꿈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2006년 8월 8일

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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