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하며

휴강을 하다

윤재영 2006. 9. 13. 04:37

 

휴강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이 복도에 모여 웅성거렸다. 뭔일인가 했다. 책상에 앉아 있는 학생을  때와 교실 밖을 나가는 학생들을 전혀 느낌이 다르다. 교실안에서는 어린학생처럼 보이는데 교실만 나가면 학생들이 어려운 어른처럼 보인다. 학생들이 흩어지기를 기다리며 서성거리던 차에, 공부를 그래도 제일 열심히 한다고 하는 학생이 다가와 다음 노동절에 수업이 있냐고 물어 보는 것이었다. 내게 미리 귀뜸을 주는 것 같다 

 

학교에서 휴강하래요?” 내가 물었다

아니요, 하지만 다른 교수님도 휴강한대요.”

다른 교수님이라고 보았자 뻔하다. 어느 분이 휴강하시는가 보다. 그렇게 해서 나도 휴강을 한다고 하면 나도 다른 사람에 속할 것이다.

"각을 보았는데, 다음 시간에 알려 줄께요.” 

것이라는 명확한 답을 받지 않았으니 가능성도 있다는 거다. 학생들이 얼굴에 야릇한 미소가 피었고, 안도의 소리와 함께 흩어져 갔다.

 

연휴인 노동절을 기준으로 여름이 끝난다. 우리 학생들 거의가 직장을 같고 있고 가정의 엄마고 아빠이다. 한가족이 모여 햄버거 핫도그 구어 먹으며 모처럼 연휴를 즐길 것이다. 수업을 하면 열정적인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결석을 한다.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지 감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기에, 두사람을 놓고 수업하는 것도 맥이 빠지고, 그렇다고 다수 학생을 감점하는 것도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다음 노동절에 수업을 하지 않겠습니다.”

학생들이 좋아라 환호성을 쳤다. 학생들이 좋아하니 나도 기분이 좋다. 이럴땐 어른도 어린아이같다. 내가 무슨 자선이나 베푼 것같다. 결석을 작정이었지만 결석이 정당화되기에, 부담감으로부터 해방되기에 그럴 것같다. 문제는 혹시 그날 휴강을 원하지 않는 학생도 있을 있다. 휴강했다고 돈 내 놓으라하면 곤란한 거다. 

"수업은 없지만 시간은 학교 도서관에서 레포트 자료 찾는 시간으로 하겠습니다.” 모두 동의했다.

 

노동절이 공휴일이지만 수업 일 수 때문에 학교에서는 휴강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있다. 나도 때는 원리 원칙에 따라 사람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내가 해야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상황에 맞추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하고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고 죄의식을 주는 것은 이기적일 수도 있다.  때로는, 어느 안에서 작은 융통성을 두어도 괜찮을 같다

 

 

 

텃 밭에서 수확해온 싱퉁방퉁 구여운 토마토들...ㅎㅎㅎ

 

2006년 9월 12일

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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