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강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이
복도에
모여
웅성거렸다.
뭔일인가
했다.
책상에
앉아
있는
학생을 볼
때와
교실
밖을
나가는
학생들을
볼
때
전혀
느낌이
다르다.
교실안에서는
어린학생처럼
보이는데
교실만
나가면
학생들이
어려운
어른처럼
보인다.
학생들이
흩어지기를
기다리며
서성거리던
차에,
공부를
그래도
제일
열심히
한다고
하는
학생이
다가와
다음
주
노동절에
수업이
있냐고
물어
보는
것이었다.
내게
미리
귀뜸을
주는 것
같다
“학교에서
휴강하래요?”
내가
되
물었다
“아니요,
하지만
다른
교수님도
다
휴강한대요.”
다른 교수님이라고 해 보았자 뻔하다. 어느 한 분이 휴강하시는가 보다. 그렇게 해서 나도 휴강을 한다고 하면 나도 그 다른 한 사람에 속할 것이다.“
"생각을 안 해 보았는데, 다음 시간에 알려 줄께요.”
할
것이라는
명확한
답을
받지
않았으니
안
할
가능성도
있다는
거다.
학생들이 얼굴에 야릇한
미소가 피었고, 안도의 소리와 함께 흩어져 갔다.
연휴인 노동절을 기준으로 여름이 끝난다. 우리 반 학생들 거의가 직장을 같고 있고 한 가정의 엄마고 아빠이다. 한가족이 모여 햄버거 핫도그 구어 먹으며 모처럼 연휴를 즐길 것이다. 수업을 하면 열정적인 한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다 결석을 한다.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지 감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기에, 이 한 두사람을 놓고 수업하는 것도 맥이 빠지고, 그렇다고 다수 학생을 감점하는 것도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다음
주
노동절에
수업을
하지
않겠습니다.”
학생들이 좋아라 환호성을 쳤다. 학생들이 좋아하니 나도 기분이 좋다. 이럴땐 어른도 꼭 어린아이같다. 내가 무슨 자선이나 베푼 것같다. 결석을 할 작정이었지만 그 결석이 정당화되기에, 부담감으로부터 해방되기에 그럴 것같다. 문제는 혹시 그날 휴강을 원하지 않는 학생도 있을 수 있다. 휴강했다고 돈 내 놓으라하면 곤란한 거다.
"수업은 없지만 그 시간은 학교 도서관에서 레포트 쓸 자료 찾는 시간으로 하겠습니다.” 모두 동의했다.
노동절이 공휴일이지만 수업 일 수 때문에 학교에서는 휴강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있다. 나도 한 때는 원리 원칙에 따라 한 사람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내가 해야 할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상황에 맞추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 생각하고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고 죄의식을 주는 것은 이기적일 수도 있다. 때로는, 어느 선 안에서 작은 융통성을 두어도 괜찮을 것 같다.
텃 밭에서 수확해온 싱퉁방퉁 구여운 토마토들...ㅎㅎㅎ
2006년 9월 12일
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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