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야 소낙비야 //윤재영 시커먼 먹구름 금방이라도 터질 듯 쏟아지는 비를 터지는 봇물을 막을 수야 없겠다마는 이왕 사 그럴 바에 근심 걱정 보따리도 다 터지게 하거라 답답한 가슴 시원하게 뚫어주어 말끔히 다 가져가거라 그룹명/자작시 2005.08.02
흙 흙 //윤재영 흙은 묵묵히 지켜주고만 있다 꽃이 피나 꽃이 지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생명의 젖줄처럼 그렇게 순수하게 주기만 한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고 붉은 피 토하도록 파헤친다 하더라도 아프다지 않는다 냄새 나는 쓰레기 짊어 지켜도 불평도 없다 아무리 밟고 다녀도 꺼지지 .. 그룹명/자작시 2005.07.24
그렇게 이렇게 그렇게 이렇게 //윤재영 이미 그렇게 정해지기라도 한 듯 하나를 놓아주니 또 하나 생긴다 그쪽에서 내려오고 이쪽에서 내려오다 이렇게 우리는 만나 합쳐지고 어우러져 넓고 깊은 강물 이룬다 그러면서 함께 바다로 향한다 설레는 가슴으로 물결을 타며 그렇게 이렇게 운명이 다시 방향을 잡는다 그룹명/자작시 2005.05.03
그대 나를 불러 줄 때 그대 나를 불러 줄 때 //윤재영 그대 내 이름 불러 줄 때 난, 향기 가득한 눈부시게 어여쁜 연분홍 진달래 활짝 날개 달고 천사되어 세상을 품는다 그대 내 이름 불러 줄 때 난, 가시 돋친 장미 쓰디쓴 씀바귀 엉클어진 엉겅퀴 손발이 묶인 채 포로되어 빛을 잃는다 그대 나를 불러 줄 때 난, 해맑은 미소 .. 그룹명/자작시 2005.04.16
기약 기약(期約) //윤재영 봄바람에 진달래 철쭉 님 만난 기쁨에 터지는 불꽃 봄비 내려 빛바랜 화려함 멍든 가슴 시들어 떨어진다 아는지 모르는지 지나간 자리에 파릇파릇 푸르름 돋아나 새알 속 아기새 엄마의 기다림에 꿈틀꿈틀 껍질을 깨고 작약 몽우리 아침 햇살 받아 몽올몽올 고개 내민다 그룹명/자작시 2005.04.13
내리는 봄비에 내리는 봄비에 //윤재영 앞뜰에 빨간 진달래 연지 곤지 볼그레 활짝 새색시 내리는 봄비에 밤새 시달리다 보드란 살결에 맺혀진 상처 애써 감추려 고개 돌리다 여린 얼굴에 고이는 눈물방울 닦아주고 싶으나 그 아픔 더 할까 떨고 있으나 품어 줄 길 없어 가슴에 담은 채 오실 님 기다린다 그룹명/자작시 2005.04.08
민들레야 민들레야 //윤재영 동산에 피어나는 너는 약초가 되고 잔디 위에 피어나는 너는 잡초가 되는구나 들판에서 노랗게 젊은이의 사랑과 이별을 부르다 하얗게 늙어져 우리아이 장난감 되는구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소박한 너 나의 벗이 되어주고 아랑곳없이 꼿꼿하게 피어나는 너 님 그리는 마음 달래 주.. 그룹명/자작시 2005.03.29
풍전등화 풍전등화 //윤재영 잔디밭에 오똑 자그마한 잡초 이름있는 화초 풍전등화 언제 어떻게 뽑혀 버릴지 모르나 올망졸망 삶을 다하는 당당한 모습 시름이 잊혀진다 그룹명/자작시 2005.03.27
우린 이렇게 우린 이렇게 // 윤재영 해가 뜨면 달이 지고 해가 지면 달이 뜬다 나무가 옷을 입으면 나는 옷을 벗고 나무가 옷을 벗으면 나는 옷을 입는다 우린 이렇게 서로 어울리나 보다 03/24/05 그룹명/자작시 2005.03.24
백치 아다다 잡초를 뽑으며 //윤재영 봄 소리 들리는가 아직 누렇게 잠을 자는 잔디밭 위에 달랭이 제비꽃 파란 싹이 파릇파릇 돋아나온다 쓰디쓴 독약 모진 고난을 딛고 봄 향기 마시러 고개 내민다 눈을 감고 귀를 막고 백치 아다다 되어 오늘은 잡초를 뽑는 날이다 파란 것만 쏙쏙 뽑으면 된다 03/22/05 잡초를 뽑.. 그룹명/자작시 2005.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