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일기 에세이

얼마나 보고 싶겠니?

윤재영 2007. 7. 18. 01:15

얼마나 보고 싶겠니?

 

반에 들어선 엄마, “네가 사는 곳에, 가야지 가야지하시더니, 시간이 흐르며 허리 아프시고 다리 아프시다며 이제는 가다가 병이라도 나면 어떻게 하니, 간다하셨다.  그래서 나도 그런가 보다 했다.

조카가 미국에 이 년 째되지만 비자 문제로 해도 한국에 들어 수가 없게 되었다. 어머니가 며느리한테  돈이 문제니? 딸이 얼마나 보고 싶겠니? 미국에 다녀 오거라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엄마는 이상하게도 나와 전화 통화를 적마다  딸이 얼마나 보고 싶겠니?” 강조하시는 거다. 그러고 보니 나도 엄마의 딸이다. 엄마가 그렇게 보고 싶어 하시는 것은 아닐까?

올케가 미국에 다녀가기로 결정이 나면서,  어머니, 함께 가실래요?” 하고 엄마한테 인사를 드리라고 했다.  그런데 인사를 드린 것이 아니라 아예 설득을 했나보다. 당연히 간다고 잡아 떼실 알았다. 그런데 생각해 보겠다고 하셨다는 거다.  정신이 번쩍들었다. 그렇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엄마가 생각해 보겠다고 하신 것은 결정하신 거나 다름이 없는 거다.  

그동안 모아놓은 마일리지를 합치면 비행기표 두 개는 된다. 부모님은 올케와 같이 여행했으면 하셨지만  따로 오시는 것이 내게도 좋고 올케한테도 부담이 없을 같다. 다행이도 마일리지로 표를 사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올케보다 먼저 다녀가셔야 한다.  비행기표를 보냈다고 하자 엄마 아버지도 실감이 나셨나 보다.  

말이 씨가 된다고 지나가며 하던 말이 현실이 되었다. 미래가 어떻게 모르지만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서부 대륙 패키지 관광을 하기로 했다. 영국에 있을 , 부모님을 모시고 유럽 패키지 여행을 했었다. 때만 해도 부모님과 함께 즐긴다기 보다 부모님을 위한 의무감이 컸었다.  부모님한테 간섭하고 잔소리한 것이 마음에 걸렸었다.

이제는 안다. 자식이 행복해야 부모도 행복하다는 것을. 내가 즐거우면 부모님도 즐거우신 거다. 연세드신 부모님, 내일은 모른다. 지금이 바로 기회다.  아이들에게 그리고 남편에게 할머니 할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  모든 것의 우선이라고 단단히 일러두었다.

번에는 부모님을 보내고 나서 슬퍼하지도 후회하지도 않을 거다. 부모님을 위해, 아니  자신을 위해, 비록기적일 지언정....

 

윤재영

7월 17일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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