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륜
//윤재영
여름 비 다녀갔는가
나무 그늘에 하얀 주름버섯
우산을 받치고 홀로 서 있다
햇살이 다가오면 어디로 갈 거나?
멍해진 뇌리 속 길들어진 삶은
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충실한 노예가 되어
버리고 싶어도 버릴 수 없고
비우고 싶어도 비울 수 없다
되는대로 살리라 그럼에도
가슴 한구석 아릿한 공허함은
어디서 오는 건가?
보드란 너의 감촉이 그립다 하면
사치라 하려는가?
불어 오는 바람이
어제는 후덥더니 오늘은 시원하다
뜻대로 하거라
어차피 너를 따라가야 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