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입구에서
//윤재영
처음 그대를 만났을 때
좋아서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다
예고된 운명이 도사리고 있었지만
눈도 귀도 다 막았었다
그대가 떠나가는 뒤안길에
황홀했던 것만큼
아파야 했던 이별의 슬픔에
남몰래 꺼억꺼억 눈물을 삼켜야 했다
연륜진 가슴에
잊지 않고 찾아주는 그대
내심 반가우나
본체 만체 눈길 돌린다
올 테면 오고 갈 테면 가고
연연치 않으리라
펼쳐 놓지 않으리라
그대는 이미 내 안에서 살고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