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테이프
윤재영
언젠가는 이런 일이 올 줄 알았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
붙었으면 떨어져야 한다
몇 번의 세찬 바람에
아직은 아니라고 움켜쥐고
합리화 시키고 저항했으나
마음에 준비는 해 왔다
쓸모가 다 되었으면
사소한 입김에 저절로
놓아주는 것이 자연지사다
정이란 이름으로
찌들어 붙은 세월의 흔적들
뒤 돌아서 제자리로 돌아오는 길에
얼마나 눈물을 흘려야 하는지 모른다
당분간 혼란스러운 시간들
흐르는 세월에
어느덧 말끔히 씻겨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