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문화의 정체성
서로 다른 국가의 문화를 비교하는데 어느 것이 좋고 나쁘다고 말 할 수 없다. 한국문화는 한국에서 알맞고, 미국문화는 미국에서 알맞는 거다. 미국에서 바람직한 것이 한국의 정서에 맞지 않을 수 있고 한국에서 바람직한 것이 미국 정서에 맞지 않을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이야 온 인류가 같을 지 모르지만 그 표현 방법이 다르다. 개개인이 다르고 각나라가 다르다. 미국이 크고 다양한 만큼 미국문화도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 주류를 이루는 중상층을 형성하는 데 어떤 공통 분모의 문화가 있을 것이다. 미국에 아무리 오래 살았다고 하더라도, 그들과 직접 생활하고 접하지 않으면 모를 수도 있다.
난 정확하게 이 십 삼 년 전에 미국에 유학을 왔고, 같은 대학원 영어과에 다니는 미국남편을 만났다. 한국에 대해 전혀 모르는 백인 남자와 미국에 대해 전혀 모르는 한국 전통 여자가 만나 살면서 그동안 많은 에피소드가 있다. 결혼한 후 남부로 내려와 보수적 우월적 사고방식을 가진 백인 동네에 살며 근처 대학에서 그들의 자녀들을 가르치며 살아 온지 십오년 되면서 그동안 문화의 다른점으로 인해 많은 경험을 했다.
조금있으면 미국에서 산 년도와 한국에서 산 년도가 같아진다. 이제 미국생활이 익숙해 졌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행동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하지만 한국에서 꿈을 키우며 어린 시절을 보내고 대학까지 교육받은 난 현재 젊은 한국사람보다 더 전통 보수파 한국사람이다. 젊었을 때는 몰랐는데 나이가 들면서 내 것이 좋고 내 것이 편하고 내 것이 소중해지는 것 같다.
미국에 한국인이 많아 지고 차차 한국인 이세들이 정치나 방송 미디어에 참여하게 되면 미국은 한국의 한 부분이 되는 거다. (야무진 생각, ㅎㅎㅎ) 적을 알아야 전쟁에 이긴다고, 한국의 후세들이 미국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현재 파워를 가지고 있는 뿌리 깊은 중류층 백인 문화를 알아야 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다, 비록 그 나라 법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열린 마음의 자세로 살아야 할 것같다. 내가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자존심 상해 하는 것은 오만이다. 남의 것을 모르는 것은 당연한 거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배우려 하는 것이 겸손한 자세라 생각한다. 남의 것을 배운다고 내 것을 잃는 것이 아니다. 무조건 남의 것을 배척하여 내 것을 고집하는 행동이나, 또는 내 것을 창피하게 여기고 무조건 남의 문화를 따르는 행동도 옳바른 정체성이 아니다. 내 것의 소중함을 알고 간직하면서 남의 것을 배우고 존중해 주는 것이 진정한 문화의 정체성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2006년 11월 14일
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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