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일기 에세이

세대교차

윤재영 2007. 8. 17. 03:39

세대교차

 

세대 교차

 

오늘 신문에 새로 부임하실 주교님 사진과 기사가 나왔다. 삼년되었을까, 폴리 주교님이 은퇴하신 , 후임 주교님이 안계셔서 계속 임무를 수행하셨었다.  이제 정말 자리를 넘겨 주시나 보다.  멀고도 가깝고 가깝고도 주교님, 나에게 깊은 분이시다.

남편이 버밍햄에서 처음 직장을 갖게 되면서 곳에 이사 뿌리를 내리기 시작할 주교님이 새로 부임하셨고 우리아이들이 두살과 세살 때였다. 주교님을 환영하는 카드에 우리 집에 놀러 오시라고 인사 초대를 했었다.  사실, 보낸 카드를 읽을 거라고 기대도 하지 않았고, 초대에 응하실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주교님은 손수 초대에 응하는 답장을 적어 보내 주셨다.  그렇게 하여  월세로 살고 있던 조그만 아파트에서 주교님을 맞는 영광을 갖게 되었고  평생 잊을 없는 추억을  간직하게 되었다.   

한국성당에서  통역을 해드렸고, 큰아이 견진 미사 뵈었고, 작은 아이 주교님 우리성당에 오셨을 복사도 섰다.  더구나 카톨릭 신문을 통해 주교님 사진을 매주 접하니, 항상 가깝게 느겨졌다. 그러나, 많은 사람을 대하시는 주교님이 개인적 기억하시리라고는 생각지도 않는다. 그래서 주교님을 적마다 처음 뵙는 분처럼 대했다.  

키는 작으셨지만, 마음은 지극히 넓으셨다.  청소년들과 대화하기 위해 뮤직을 들으셨다고 했다. 남녀노소, 인종, 문화, 빈부의 차이에서 오는 편견을 떠나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품어 주셨다.  진리와 정의와 그리고 선을 대표하는 지도자로서 초월된 삶을 사시는 본보기를 보여 주셨다. 튼튼한 지붕이 되어 비를 피하게 주셨고 그늘이 되어 주셨다.

있을 때는 몰라도 빈자리는 크다. 보내드리기 섭섭하지만 그것은 나의 좁은 소견이다.  사람들이 알아 주지 않는다 하여, 외롭거나 슬퍼할 분이 아니시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오는대로 자연의 순리에 순종하시며 영원한 기쁨을 얻는 방법을 터득하셨을 테니까. 어짜피 손으로 가야할 인생길에, 주실 것을 주시고 미련없이 툭툭 털고 가볍게 떠나 테니까.  그렇게 위안을  하며 주교님을 놓아 드린다. 주교님을 시작으로, 큰아이 내년이면 대학에 간다. 서서히 인생의 한 장을 접는 연습을 한다. 빈자리는 또 다른 인생의 막이 오르며 채워 질 것이다.    아니, 채울 것이다

마지막 인연으로, 주교님께  영어로 번역한 박신부님 호스피스 출판에 대해 말씀을 드렸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뜻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주교님의 촉복으로 만들어 책이 좋은 하는데 보탬이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2007년 8월 16일

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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