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애가(哀歌)
//윤재영
국보 1호
훨훨 타오른다. 생살절음
꺼멓게 타서 문드러졌다
어느 치부를 드러내는
분신의 화염인가
노여움인가 분통함인가
먹은 것이 얹히고
피가 거꾸로 선다
비통한 대지
대신해서 울어치면속이 풀어질까
그래, 이제 와
의미를 두어 무엇하리
파란 바다가 겁탈당하고
하얀 언어가 농락당하며
더 큰 일도 벌어지는 이 마당에
꿈이라고 하자
꿈이었다 하자
잃은 것이 큰 만큼
얻는 것이 더 클 것이라고
결국,
파괴는 창조를 낳을 테니까
2008년 2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