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

여왕벌의 아침 번뇌

윤재영 2008. 3. 12. 02:14

 

 

여왕벌의 아침 번뇌

 

//윤재영

 

부슬부슬 봄비가 온다. 봄아!

장막을 놓고 무슨 꿍꿍이속 인가

마지막 리허설이라도 하고 있나

조잘대던 새들도 조용하다

컴퓨터에 밝혀

카페에 꽃향기 피워놓고

들락달락거리나 찾는 없다

아그벌떼들 돌아 때까지

여섯 시간이나  남았다 벌었다

무엇부터 시작할까?

손을 대자니 엄두가 난다

해보았자 끝도 보이는 것들, 에라

조선시대 연애 소설이나 읽을까?

오십견에 뻑뻑해지는 몸이나 풀어 줄까?

근데 배는 이렇게 고플꼬?

어제저녁 오늘 것까지 먹었는데

찰떡과 거북 빵이 눈에 삼삼하다

지금 먹으면 맛이 텐데

뱃속에 버릴까  쓰레기통에 넣을까

먹어 치면 몸탱이 퍼질 테고

버리자니 아깝고

어제 구워 놓은 누룽지도 있다

유혹들,  순간만 참으면 된다

연륜으로 배웠다

녹차, 그래  네가 있었다

미우나 고우나 그대는 곁에

찻잎 스픈 따끈한 물에 녹여

부드런 가슴에 품는다. 마신다

몸을 틀어 컴퓨터 헤집어 파일을 연다

 

2008. 3. 11

'그룹명 >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종을 하며  (0) 2008.05.08
만개 滿開  (0) 2008.03.15
잡초를 뽑으며  (0) 2008.03.07
춘삼월에  (0) 2008.03.04
들꽃의 소망  (0) 2008.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