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일기 에세이

아이의 수학팀 연회에 다녀와서

윤재영 2008. 4. 22. 01:07

 

아이의 수학팀 연회에 다녀와서

 

 

고등학교 졸업반인 큰아이 수학팀 연회에 다녀왔다.

아이는 7학년부터 계속 수학팀에 있었고 그동안 상도 수없이 타왔다

19명의 소개가 있었고 학생들이 가기로 대학도 소개되었다.

아이의 친구는 하버드냐 예일대학이냐 아직 결정을 내렸단다

우리 아이 다른 아이에 비해 가장 평범한 대학이다

영특한데,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밴드부에 들어갔고

드럼에 인생을 걸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부와 동떨어진 샛길로 빠졌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이렇게 갈라지는가보다

아이가 공부가 다가 아니다라고 하는 말에 동조는 했다만

이런 자리에서는 공부가 인생 전부다.

도도했던 나의 자존심이 사람들 앞에서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것 같았고 

얼굴 뜨거워 다른 엄마와 눈을 마주칠 수가없었다. 울컥 눈물이 고였다.

내가 왜 이럴까?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 곧은 길로 나가는 아이들과 멀어지며

와중에서도 수학팀에 계속 붙어 있었던 것만도 대견한 거였다

그렇다 인정하자. 엄마 아빠에게 문제가 있었다.

들판에 아이를 내팽개쳐 놓고 자라겠지 하고 내버려 같다

아이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하지만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란 것을 잊지 마라

잘된 것인지 안된 것인지 아이는 원하는 음악대학 드럼 오디션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음악대 가는 것을 포기했다.

그리고 어번 대학 약대를 가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약대는 일반 과목을 공부한 후에 시험을 보고 가야 한다

아이한테 연회에서 엄마 마음이 아팠다고 했더니 오히려

엄마는 생각을 너무 좁게 한다며 무안을 주었다

성숙하다고 기뻐해야 하나 아니면 철이 없다고 가슴을 쳐야 하나

주위에 아는 자녀 벌써 명이나 하버드 대학을 간댄다

하버드가 뉘집 이름인가 

아이에 대한 말만 나오면 난 기가 죽는다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아이가 대학을 가서 공부하겠다고

하는 말을 듣는 자체만으로 감지덕지한 거다

다른 아이들 훌륭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더불어

우리 아이, 더는 다른 길로 빠지지 말고

스스로 깨달아 사회에 폐를 끼치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에 이바지하는 그리고 삶을 찾기를 바란다

엄마가 아이 미래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2008년 4월 21일

윤재영

'그룹명 > 일기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0) 2008.11.05
최진실, 떨어진 별 하나  (0) 2008.10.03
찜질방에 가다  (0) 2008.04.08
To My Son, Michael  (0) 2008.03.01
바쁜 일요일--죽을 쑤다  (0) 2008.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