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일기 에세이

4월 2일 2009년

윤재영 2009. 4. 3. 02:37

4 2 2009 아침에

 

요즘 하루걸러 단비 봄비가 촉촉이 내리고 가끔 천둥 번개까지 동반해 삶을 깨우고 있다. 올해 우리 동네는 가뭄으로 잔소리를 듣지 않을 같다. 어제 반짝해 신이 나더니만, 오늘 꾸물하니 맘도 꾸물하다. 이렇게 마음이 잘도 변하누? 좋게 말하면 적응이고 나쁘게 말하면 변덕이리라.

컴퓨터를 틀고 작업하기 이메일을 연다. 아무도 없으면서, 그래도 좋은 소식이 있을 것만 같아 메일 통을 들여다본다. 매일 안방을 차지하는 조선일보 편집장의 사설 부담이 없어 좋다. 마음에 들면 그냥 지워도 상대방은 상처를 받지 않을 테니까. 달러 시세를 보고, 다음은 블로그를 찾는다. 누가 다녀갔나, 댓글이 달렸나? 댓글에 답글도 거면서 바라기는?

블로그를 어떻게 알고 다녀갔을까? 궁금하다. 하여튼 다녀간 블로거의 발자취를 따라가 그들의 블로그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삶의 내용이야 다르지만, 마음은 같지 않을까? 통성명이 필요 없을 같다. 우리는 자연의 신비를, 삶의 순리를, 그리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이니까. 블로그를 가꾸어, 찾아 주심에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순수한 블로그를 꾸미고 싶은 모양새 뒤에는 숨겨진 비리가 있다. 이것을 폭로하면 누구한테 얻어터지는 아닌지 모르겠다만 그래도 해야 것만 같다. 블로그에 선전 또는 홍보를 목적으로 다녀간 블로거가 있으면 가차없이 차단해 버리고 만다. 도와주지는 못하면서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 내가 어느 블로그를 차단하면, 블로거도 블로그를 차단할 있을 테니까 그럴 언짢아하지 말자. 인과응보일 테니까.

그건 그렇고, 발자취 따라갔다가 어느 블로그에서 아리랑과 눈이 맞았다. 아리랑 음악이 나오는 순간 가슴이 싸르르 콧등이 찡하다. 더는 듣지 못하겠다. 얼른 다른 데로 클릭했다. 오늘 일도 많은데 아침부터 없다. 하지만, 아리랑이 발목을 잡는 거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생각이 든다. 먼저 가신 우리 어진 조상님들. 순국열사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이겨지고 찢어지도록 아팠던 삶이 승화되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설명이 필요 없다. 우린 그렇게 통하니까,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오는 사월 사일 아시안 페스티벌에서 우리 버밍햄 한국학교 어린이들이 아리랑에 맞추어 부채춤을 추기로 했다.

 

 

 

4 월 2일 2009

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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