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명상
//윤재영
또하루를 시작한다
어제와 오늘 난 어떻게 다른가
잠시 소파에 누워 꿈을 꾸었다
어지러진 꽃 숲에서
닿는 곳 마다 눈에 보일락말락하는 수없이 많은
작은 가시들이 터져 내 옷에 달라 붙었고
맨 살 팔다리에는 장대로 쿡쿡 찔렸다
그리고 장면이 바뀌어
파란 하늘만 보이는 고요한 공간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을 그 안으로 빨려 들어 갈만치 똑바로 쳐다보았다
꿈이었지만 생시같았다
뇌는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
꿈은 생시를 잊게 해준다
꿈과 생시 모두 뇌의 조작이다. 하지만
나는 뇌를 조작할 나도 모를 능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조작 하고 안하고 선택할 수 있는
힘과 용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
세상에서 이상하게 들리던 말들이 이제는 생소하게 들리지 않는다
난 모르는게 너무 많다 그래서 알고 싶다
우리는 오감으로 느끼고 그것이 다 인 줄 안다. 하지만
개보다 냄새를 못맡고
새보다 멀리있는 것을 보지 못하는 우리의 오감은 한계가 있다
그것이 다인냥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그러니 난 참 어리석은 존재다
분명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 그리고 내가 모르는 그 무엇이 있는 것 같은데
그냥 그렇게 거기까지만 알고 내 일생이 끝나는 걸까
난 내 자신이 다른사람과 다르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사실 다른 것이 무엇인가
예수님은 모르고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했다.
그냥 믿으면 될 것을 왜 어렵게 돌아가려는 걸까
난 똑똑하지도 그렇다고 그렇게 답답하지도 않은 아주 평범함 그 자체이다
하지만 난 누군가가 나를 보살펴 준다는 느낌이 든다
언제나 그랬다
홀로 눈물을 흘릴때 위로를 받았다
방황할때 길이 열렸다
예수님을 놓고 이런 저런 말이 들린다
그가 인간이었고 수행을 했다는 것이 마음에 와 닿는다
그를 찾고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을진데 수 많은 사람들 중에
내게 주실 시간이 있으신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는 그를 내 마음에 모신다
진리가 어떤 것인지 그저 알고 싶다
총애를 받는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지만
엉터리로 삶을 산 내 자신이 어찌 그런 욕심을 부릴 수 있겠는가
단지 그대의 뜰 안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라도 떨어질까 서성거릴 뿐
2010년 8월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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