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일기 에세이

엄마는 왜 음악을 싫어해요?

윤재영 2005. 12. 13. 01:35

엄마는 음악을 싫어해요?

 

 

아침 등교 큰아이 안에서 라디오 노래를 틀었다.

틀지마, 음악이 나오면 정신 혼란해서 엄마 운전 못해!

인석이 아침 등교 시간은 엄마 듣는 시간이란 잊었나보다

 

  노래 하나만 듣고요.”

하나만 듣고 끈다고 하니 정도는 참을 있다. 듣다 보니 귀에 익은 클래식이다. 대학 시절 찻집에서 경춘선 기적소리와 함께 막연한 꿈과 그리움을 키우며 듣던 노래다. 아이가 벌써 커서 이런 음악을 좋아하다니 내심 뭉클했다. (물론 드럼소리가 좋아서이겠지만)

 

음악이 얼마나 좋은 것인데요.” 음악이 없는 삶은 없다 이말이렸다.음악없는 삶은 앙꼬없는 찐빵이라 이말이렸다.

"물론, 음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야. 지금 이 시간에 듣고 싶지 않다는 거지"

엄마는 음악을 싫어해요?"

"음악이 싫은 것이 아니라 너희들과 취향이 다른 것이겠지. 그 것도 그렇고 엄마는 엄마의 삶을 사느라 그 자체가 노래가 아니겠니?"  "그게 아닌데…." 반박한다. 아니겠지, 그만해 두자. 고요할 퐁퐁 솟아 졸졸 흐르는 물소리의 맛을 아이가 아직 이해할 없으리라.

 

생각해 보니, 엄마는 노래를 듣는 귀가 없는 같다. 엄마가 자랄 때는 너희들처럼 음악을 들으며 여유있게 음악을 들을 수가 없었거든.”

 "그건 그렇고, 엄마가 운전할 만큼은 엄마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엄마가 주인이 되게 해줘. 하루에15 차안에서 너희들 시간 엄마한테 없겠니? 순간을 음악한테 빼앗기고 싶지 않은 거야."

 

엄마, 나를 임신했을 때 클래식 음악 많이 들었어요?”

그럼, 매일 들었지.”

인석 말꼬리 돌린다. 벌써 몇번 해준 말인데 듣고 싶은가 보다.

태아는 육개월이 되면 청각이 발달해서 들을 있대. 구개월이 되서 듣는 것은 기억도 한다는 구나.” 오늘 아침 주제는 태교다.

 

책상에 바로 앉아서, 조용하게 공부해야 하는 알았다. 난 그렇게 프로그램되어 작동되고 있다. 요즘 아이들 아는 것도 많고 재주도 좋다. 음악 들으며 티비보며 공부를 한다. 조용하면 공부를 못하겠단다. 우리 서로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 주자. 그런 것이 있고 그런 것이 있을 있다고. 무궁 무진한 것이 인간의 능력일테니까.

 

 

2005년 12월 12일

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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