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일기 에세이

주교님과의 인연

윤재영 2006. 5. 17. 02:10

주교님과의 관계

 

 

주교님이 1994년에 부임하셨다. 당시 남편과 나는 알라바마 캐톨릭 엠이(ME, 에미) 봉사자를 하고 있었다 (Marriage Encounter). 새로 부임된 주교님 폴리 (Bishop Foley) 엠이 활동을 알리기 위해 주교님께 가정에 초대 편지를 쓰기로 했다. 물론 주교님이 바쁘시다는 것을 알고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기로 하고 것이다. 그리고 잊고 있었다.

 

그런데 밖에 우리 가정이 대표로 선택되어 주교님이 방문하시겠다고, 주교청에서 편지가 왔다. 우린 아직 경제적으로 빠듯하고, 집도 없이 조그만 아파트에서 장난꾸러기 아이들과 정신없이 생활하고 있는데 마다하시고 우리집을 선택하셨을까? 편지를 어떻게 썼기에? 저는 한국인이고, 조그만 아파트에서 아이들 둘과 생활하며, 저희집에 오시면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성으로 한국음식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고 분명 그렇게 썻을 같다.

 

하여튼, 그날 주교님께서 손수 까만차를 몰고 우리가 사는데까지 오셨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한국사람이란 것에 마음이 끌리셨나보다. 한국의 전통의상과 고유음식, 한국사람들의 신앙등에 대해 너무도 좋은 인상을 가지고 계셨다. 우리집이 가정 방문이라고 하셨다. 처음이라는데 의미를 두고 가슴에 묻어놓았다.

 

다섯살 이었던 큰아이 지금 여섯 이번에 견진했다. 아이가 견진성사를 받는 동안, 처음으로 주교님의 말씀이 귀에 들어왔다. 그렇게 어려웠던 , 성령이란 무엇인가? 성령이란 기계적 생활속에서 그리고 유혹속에서 들리는 양심의 , 용기, 현명한 결정, 그리고 남을 위해 스스로 행할 있는 자선 행동이라고 학생들에게 설명을 해주셨다.

 

엊그제, 버밍햄 한국 성당 봉헌식이 있어 주교님이 오셔서 축성해 주셨다. 주교님이 한인 성당에 오실 적마다 통역을 맡고 주교님 곁에서 내가 모셨다. 선한 사람과 함께 곁에 앉아 있는 만으로도 마음이 깨끗해지는 같다.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건 상관이 없다. 모두를 같이 사랑의 눈길로 손길로 이끌어 주시는 지도자 목자가 어느 곳에 치우치게 부담을 드리거나 영향을 끼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주교님을 대하는 사람을 보며 하나 느꼈다. 주교님에 대해 아는 사람일수록 고개를 숙였다. 신부님 수녀님 주교님께 무릅 굽혀 주교님 손에 키스를 하며 인사를 올렸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 주교님을 그냥 반가운 사람처럼 대했다. 어깨에 친구처럼 손을 올리거나, 주교님께 허그를 하거나 ( 것은 의식적으로 피하시는 같다), 키가 작으시다고 다독거리는 것도 보았다. 그래도 미소로 받아 주셨다.

 

주교님, 어느 장소에를 가던지 미사만 집전하고 주교청으로 돌아가신다고 소문이 났었다. 하지만 우리 한인 성당에서 음식을 드시고 기념식수를 하고 시간이 되어서야 가셨다. 언제나 그렇듯이 손수 운전하시며 혼자 다니신다. 후임자가 없어 아직 퇴직을 못하시고, 알라바마 전체를 두루 돌아 다니셔야 하는 일정이다.

 

다음에 가까이서 기회가 주어 진다며, 나도 무릅을 꿇고 정식으로 인사드릴거다.

 

큰아이 견진, 맨 앞줄 오른쪽에서 두번 째. 하얀 복사복을 입고 주교님이 읽고 계신 책을

받들고 있는 아이, 작은아이.

 

2006년 5월 16일

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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