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일기 에세이

지프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윤재영 2006. 7. 19. 04:01

지프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북새통 물난리에 교사들이 체육대회 행사를 하고, 공무원들이 멀리 여행을 떠났다는 기사를 읽었다. 사실 글을 읽는 나의 마음은 순수하지 않았다. 이런 기사로 쓰는 사람들의 저의가 의심스러웠기 때문이다.

 

기사를 읽고, 기사에 달린 댓글에 물고기가 낚시 밥에 걸려 들듯 나도 걸려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스트레스 쌓인 판에, 에라 나도 바탕해댔다. 익명이란 이래서 좋은가 보다. 누가 나보고 초등은 꺼지란다. (그래, 초등이다. 그럼, 몇등이냐? ㅎㅎㅎ)

 

그건 그렇고, 물난리가 이시점에 걷어 붙치고 나가서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생사람까지 잡는 무언가. 놀이 행사를 하고 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하필 시각에 나쁘게 일이 터진 것이다. 누구에게나 있을 있는 일이다. 일부러 날을 그렇게 잡은 것도 아니고, 더구나 교사들은 사죄를 하지 않았는가? 설사, 그들이 일을 취소했다고 하여 달라질 것은 무었인가?

 

피해를 입고 재난을 당한 수해민들이 생사가 오가는 판에 먹을 먹고 느긋이 앉아 컴하고 티비 보며 잘잘못을 왈가왈부하는 나나, 여행을 떠나고 계획대로 일을 진행하는 사람이나 다른게 무언가? , 이러한 글을 쓰는 기자들은 다를게 무엇인가? 겉으로 보이는 형식적인 것으로 판단해서는 것같다. 여행을 가면 체육행사를 진행하는 사람들이 수해민을 위해 누구보다 훨씬 물질적 정신적 도움을 주었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죄나 지은 것처럼 거창한 제목의 기사로 교사 전체와 공무원 전체에 대한 불신을 조장시키는 기사는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나 생각해 보아야 같다. 썪은 사과는 어디에도 있다. 그것을 가려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썪은 사과때문에 다른 싱싱한 사과까지 버려지면 안된다. 사실, 학생들을 인간적으로 패고 성폭행을 하고 사람을 속이고 공금 횡령하는 것이 썪은 사과이지, 체육행사를 진행하고 여행을 가는 것은 썪은 사과가 아닌 것 같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청렴결백한 교사 또는 공무원도 많이 있다. 남의 일을 내일처럼 밤낮으로 수해민을 돕는 교사 공무원들, 이들에 대한 기사들이 올라오면 오히려 희망이 솟고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도 본보기가 것같다. 견해차로 인한 기사, 긁어 부스럼이라고, 집단 사회에서 서로 불신을 조장시키는 기사들은,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나 다시 자각했으면 좋겠다.

 

지프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다. 이런 아픔의 상황에서 누구의 탓으로 돌려 책임을 묻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수해민들을 돕고, 피해 복구를 위해 그리고 앞으로 피해를 막기 위해 심려를 했으면 좋겠다

 

 

 

2006년 7월 18일

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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