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일기 에세이

'뚜루루루...'

윤재영 2013. 2. 13. 04:44

 

뚜루루루…’

윤재영

       새해 아침 밖을 내다보니 안개가 짙게 낀데다 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다. 거실에서 TV 소리가 들린다. ‘뚜루루루 뚜루루루…’ 환상의 우주 속으로

        매년 이브와 새해에 투와이 라이트 (The Twilight Zone)’ 싸이 TV 채널에서 연속 방영된다. 1960년경에 각본 작가 로드 셀링 (Rod Serling) 만든 30분짜리 흑백 시리즈로 156편의 에피소드가 있다. 에피소드 하나하나마다 심금을 울리거나 일상 생각을 뒤흔들어 눈을 번쩍 뜨게 하는 기이한 내용이 담겨있다. 얼마나 여러 보았는지, 척하면 삼천리라고 장면만 보아도 어떤 것인지 아는 정도가 되었다. 그중에 삶에 영향을 개를 뽑으라고 하면, 하나는 부서진 안경 (Time Enough at Last), 돼지코 (The Eye of the Beholder), 그리고 속에 있는 사람 (Five characters in Search of an Exit)이다. 대충 이런 내용이다.

       부서진 안경은

일과 가정을 소홀히 읽기를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는데 읽을 시간이 없는 불만이었다. 그러다 핵폭탄이 터져 세상에 혼자 남게 되었다. 여기저기 찾아다니다 보니 평생 먹을 음식과 무너진 도서관에서 읽고 싶었던 책을 발견하게 된다. 너무 좋아서 어쩔 모르고 읽을 책을 정리한다. 그러나 책을 읽으려고 잡는 순간 넘어져 두꺼운 안경이 부서졌다. 안경 없이는 거의 없는 남자는 이제는 시간은 많은데 읽을 수가 없게 되어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고 비통의 소리를 지르는데 에피소드는 아이러니한 인생의 단막을 보여준다.

       돼지코는

여자가 너무 생겨서 성형 수술을 했는데 실패를 하고 법적으로 허용되는 열한 번째를 마지막으로 시도한다. 그녀의 소원은 더도 덜도 말고 오로지 다른 사람과 같은 모습을 갖고 싶다는 거였다. 환자의 얼굴은 붕대로 가려 있고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다른 사람의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붕대를 풀며 의사와 간호사는 환자가 정상이 아니고 변화가 없다고 실망한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좌절의 비명을 지르는 환자의 모습은 놀랍게도 예쁜 모습이었다. 주위에 모든 사람의 얼굴은 돼지코에 생긴 얼굴이었던 것이다. 예쁘고 미운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교훈이다.

       속에 사람들은

속에 발레리나, 떠돌이, 군인, 파이퍼 부는 사람, 피에로, 다섯 사람이 있었다. 이들은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왔는지 전혀 기억이 없었고 여기가 어디인지 서로 의견이 분분했다, 가끔 밖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 궁금한 나머지 확인하고자 등에 등으로 사다리를 만들어 결국 군인은 밖으로 나간다. 안에 사람들은 밖이 어떠냐고 소리를 지르는 사이 밖에서는 군인은 조그만 플라스틱 장난감이 되어 위에 떨어진다. 분주한 거리에 아이가 군인 장난감을 주어 안으로 다시 집어넣는다. 통은 고아원에 보낼 장난감을 모으기 위해 설치된 통이었다. 물론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는 장난감으로 변한다. 밖에 소리는 종소리였다. 우리는 얼마나 우리 안에 갖혀 사는가?

       어제와 오늘이 다른 것이 없건만 어제는 2012 오늘은 2013년이다. 옷을 입는 것과 같은 기분을 가지고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후회 없이 하나하나 지워 나가야 겠다. 그래, 그렇게 하자. ‘뚜루루루 뚜루루루…’ 환상의 세계로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룹명 > 일기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물 나는 날  (0) 2013.10.14
하나우마 베이 추억--수필  (0) 2013.07.30
잃어버린 배추  (0) 2013.02.13
한 생각을 바꾸고 나니  (0) 2011.09.14
버밍햄 한국학교 개학  (0) 2011.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