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일기 에세이

감사합니다

윤재영 2005. 10. 19. 00:09

뜻 밖에 찾아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답글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Daum 입구 창에 이름이 떳다. 윤재영. 이름만 보아도 가슴이 콩닥거린다. 누가 띄웠나 궁금하다. 엄청 많은 사람이 다녀갔다. 벌거벗겨진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기분이다.  부끄럽다. 음식이 전문이 아니라 그런가 보다. 남들처럼 예쁜 테이블 장식과 멋진 그릇에 색깔을 맛추어 음식을 담아놓고 싶지만 마음뿐이다. 그저 하루하루 식구들 굶기지 않고 저녁을 먹이는 것만으로도 내가 나를 보기에도 기특하다.

 

어느 사람이 도를 닦으려 스님을 찾았더니 삼년동안 매일 사람도 다니지 않는 마당을 쓸으라고 하셨더란다. 똑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결국 그 깊은 깨우침을 얻었다 한다. 이십여년이 넘게 못 하는 음식을 그래도 음식이라고 식탁위에 올려 놓으며, 이제 조금 그 뜻이 이해가 가는 것 같다

 

밥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결혼을 했다. 이제는 나름대로 음식하는 아이디어가 생겼다. 물론 미국인인 남편은 나의 음식이 미국식도 한국식도 아닌 윤재영 음식이라고 한다. 흉인지 칭찬인지, 가끔 어머니가 주시는 음식을 먹고 싶다고 하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칭찬이 아님에 틀림없다. 그래도 살아야 되니 나의 음식에 맛을 들인것 같다. 김치와 된장과 관련된 모든것을 제외하고는 잘먹는다. 작은아이는 가리지 않고 잘먹는다. 하지만 문제는 커야 사춘기 큰아이의 까다로운 맛이다. 언제 부터인지 패스트 후드를 좋아하고 하얀 밥과 소금구이한 두부외에는 한국음식을 안먹는다. 물론 나와 조카 한국 음식이 좋다.

 

식구들 모두 잘 먹게 하는 것이 나의 뜻이니 입 맛이 까다로 큰아이 중심으로 음식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하는데도 큰아이 매일 음식타령이다.엄마의 음식이 제일 맛있다는 소리를 듣는 엄마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궁시렁 궁시렁녀석배부른 소리콩나물에 물과 소금만 넣고 끊여도 맛이 있드만그것도 없어서 먹는데…) 녀석 나중에 결혼해서 자기 부인 한테 우리 엄마 음식 맛은 너무 없었다고, 자기 부인 음식이 제일 맛있다고 그럴것이다. 누구인지 좋겠다. 내게 고마워 해야 한다.

 

피자, 서브웨인, 후라이드 치킨패스트 후드와 오늘도 지는 경쟁을 해야한다. 하지만 지더라도 고기 기름 한방울 빼고 버터 조미료 조금 넣고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패스트 후드를 먹어야 때가 종종있다. 아이들이야 맛있다고 먹겠지만 속으로 미안하다.  결국 자아만족이겠지만, 그래도 뜻이 남을 위한 것이기에… 자위를 하며, 부족한 솜씨이지만 내가 시간이 있고 정열이 남아 있는 동안 만큼은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이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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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05

 

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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