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일기 에세이

품 안에서 차 안에서

윤재영 2005. 10. 21. 01:40

품안에서 차 안에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데려오고 하는 것은 내게 기쁨이자 설레임이다.아이들이 가방을 들고 방에서 나올 , 차에서 내리며 차를 타며 눈이 마주칠 , 안에서 아이들이 서로 낄낄거리고 웃는 소리, 툭툭드리며 대들고 싸우는 소리, 모두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추억거리 들이다. 하루에 삼십분씩 아이들과 함께하는  달걀 노른자 같은 시간, 이제 그것도 십여년이 되어간다.

 

몇달만 있으면 큰아이 16살이 된다. 그러면 운전면허증을 따게 되고 운전을 하겠다고 키를 달라 것이고 그러면 하나의 탯줄이 끊어질 것이다. 하루하루 짧아져가는 아이와의 시간이라 순간이 아쉬워지고 소중해 지는 보다. 혼자 살아갈 있도록 내가 것을 주었는가? 여행을 떠나 보낼 준비가 되었는가? 가방, ,비행기표, 패스포트, 연락처머리 속이 분주하다.

 

아침에는 촉각을 다투어 달리고 오후에는 잡지책이나 신문,  요즘들어 디카로 학교 주변 사진을 찍으며 아이들을 기다린다. 아침  안에서는 내가 주고 싶은 말을 하고 오후 차 안에서는 아이들이 하는 말을 듣는다.

 

아이들이 성장하며 우리에게 선물도 적지 않다. 8년전 오후 차 안에서 담배를 피는 남편에게 아이들이 담배는 마약과 같다고 학교에서 그랬다고 아빠에게 하지 말라고 이구동성으로 난리를 친 이후 남편은 담배를 끊었다. 너무도 선물중에 하나이다. 그들은 나 자신을 돌이켜 보게 해주고 난 그들에게 어떻게 사는 방법을 전해 준다.

  

밥먹은 후에 닦고, 자고 일어나면 이불을 개고, 먹으면 치우는 것은, 대변을 보고 밑을 닦는 것과 같은 이치란다.  음식은 잘먹으면 약이되고 잘못 먹으면 독이 된단다, 야채와 과일을 항상 곁들여 먹어라, 몸을 청결하게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위한 예의라 있단다, 몸과 마음이 피곤하면 잠을 충분히 자거라

 

뒷좌석 작은 아이가 그만 하란다. 엄마는 아는 것을 자꾸 반복한다고 한다. 좋은말도 너무 많이 하면 해가 될까 겁난다. 잠시 침묵을 해야 겠다. 아이도 소화를 시켜야 할테니까.

 

어렸을 품안에 자식이고 학교 다닐때는 차 안에 자식이다. 있지만 그래도 동안 만큼은 품 안에 있다. 그동안 아이들과 차 안에서 있었던 일들 깊게 나눈 대화들을 간간이 적어놓았다. 종점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삶의 다음 장을 위해 지난일을 하나하나 정리해 보고 싶다.

 

2005 10 20

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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