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일기 에세이

아침 미사

윤재영 2005. 11. 22. 04:41

아침 미사

 

 

금요일 아침 한인 성당에서 신부님과 다섯명의 자매님들이 참석하여 미사를 드린다. 주일에는 가족과 함께 미국성당에 가기때문에, 금요일 아침 미사는 내게 친정과 같다.

 

우리 한인 성당은 주택에 차고를 수리해 마련한 것이다. 비록 두칸 정도의 크기에 신자는 삼십여 가구가 안되지만, 신자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제단이 있고 제대 앞에는 신자들의 마음이 담긴 제대 꽃이 있다. 거대하고 웅장한 로마 베드로 성당이나 서울 명동 대성당이나 같은 성당이고 같은 미사를 집전하는 곳이다. 이렇게 가까이서 참여 있다는 것이 영광이고 기쁨일 뿐이다. 

 

오늘은 봉헌금도 챙겼고 미사 끝나고 먹을 것도 챙겼다. 언제나 그랬듯이 막달레나 아주머니 미사준비를 놓고 혼자 앉아 계셨다. “왔어?” 하시며 뒤돌아 보셨다. 처럼 반갑게 맞아 주지 않으셨다. 도둑이 제발 저리다고 요사이 성당 건축하는데 몰라라 하고 있었는데 혹시 때문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에 꼬리가 꼬리를 물고 잡초가 자라 잡념이 자란다. 이것이 바로 유혹이란 일거다. 방해만 되는 쓸데 없는 생각이다. 그러고 보니 아주머니 언제나 일찍 나오셔서 미사준비해 놓으신다. 아주머니 고맙습니다

 

제단앞에 꽃이 부두러운 미소로 반겨준다. 항상 곳에 계신다. 그런데 가슴이 뜨끔하다. 제단 앞에 제대로 봉헌하지 못했다. 당연하게만 여겼었던것이 오늘은 그렇지 않다. 그렇지만 내가 부끄러워하라고 제단에 꽃이 놓여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미안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자매님 감사합니다.

 

오늘의 독서를 읽었다. 슬리퍼 신고 제단위에 올라가면서 신부님이 보실까봐 창피 했었다. 신부님이 성의 없게 준비하고 왔다고 속으로 나무라실 같아서 였다. ‘신부님 오늘 구두 신었어요. 준비 했지요?’  이런 없는 , 선은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건만 죄송합니다. 완벽함 속에 오만이 있을 있고 부족함 속에 겸손있을 있음을 보았다.

 

달팽이 껍질 속에 몸을 숨기듯, 아이가 엄마품에 숨어버리듯 언어속으로 숨어버린다.  그렇게 받기만 하면서 베푸는데는 두렵고 인색하다. 그리고 보니 성당뿐만이 아니라 나의 자체가 그런 같다. 부족하기만 나이다. 한눈도 팔고 넘어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순종하는 것을 배우며, 아기를 품어주는 어머니의 마음을 담고 싶은 것이다.

 

  카톨릭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카톨릭신자가 되었다. 신의 섭리에 감사드리고 선을 행하고 진리를 깨우치고자 함에 각자 표현은 다르겠지만 마음은 같을 것같다. 예배를 드리고 불공을 드리듯  미사를 드리며 마음을 정화시키고 마음 속에 맑은 물소리 듣는다. 그리고 기도를 올린다. 사랑의 주님, 내치지 말아주소서, 저를 받아주소서,  당신의 도구로 써주소서.

 

 

 

2005 11 21

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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