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일기 에세이

한 판 하실래요?

윤재영 2006. 1. 20. 03:20

오늘 아침

 

 

남편 출근하고 아이들 학교에 가고 집안이 조용하다. ? 근석은 밖으로 쫒겨 날까봐 어느 구석에 가서 콧배기도 안보인다. 켜지는 시간 동안, 물덥혀 커피를 탄다오후에 아이들 데리러 가는 시간까지 컴앞에 앉아 자판을 두두려 사이버 문을 열며 나의 하루는 시작한다.

 

오늘은 무엇을 쓸까? 계획도 없다. 아니 계획은 있는데 손을 대기가 싫다. 대면 빠져 집안 살림 엉망이 될까 겁난다. 아니, 끝장보기가 두려운거다. 그렇지만 언젠간 해야 일들, 오늘 오늘 하고 있다. 오늘 생각이 멈추면 거다. 학교에 (우리 아그덜) 내려놓고 울루 랄라 홀가분하게 집으로 향한다

 

그런데 어째 달이 푸석푸석한 얼굴로 구름한 없는 하늘에 있는 건가? 어제 밤에도 보았지 않은가? 하늘에 꺼꾸로 달려 있드만, 전에도 본 거기에 그냥 집안으로 들어왔더니 그것이 서러워 그케 서 있는감?  히구, 미안하이. 잠시 놀아주지. 사진기 찍어 줄께, 어 들어가 한잠 푹자고 기따 밤에 만나자구...

 

메일, 카페, 블러그 간단간단 인사를 하고 자판을 두두린다. 창밖을 보니 아직도 놀자놀자 머뭇 거린다. 모질어야 겠다. 나도 할 일이 있는데, 나더러 어쩌란 말이냐? 

 

누구는 담배연기에 빠져 든다는데, 커피 한모금이면 된다. 그립다, 외롭다, 아쉽다, 서럽다…  근데, 이케 가슴이 아리아리하지? , 그넘의 아침달 때문이다갑자기 “"팅!” 하는 소리와 함께 컴에 글자가 뜬다. 올매나 누군가 그리웠으면 그것 마져 반가운감?  누구고? 시간에 나를 찾아준 사람이? ‘"이 저판, 저와 한판 하실래요?" 그렇게 써있다. 이판 저판 판이라, 내가 판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았지? 한번 물고 늘어지면 아무도 못말린다 (, 물론 우리 아그들 빼고).

 

판인데?  포노 밖에 더있겠나? 근데, 오빠가 어쩌구 저쩌구하는 소리가 없는 보니 그건 아닌것 같다. 어디보자, 클릭!  온라인 게임이 이란다. 그런것 아직 한번도 보지 않았다. 해봐? 망설망설, 그거하다 오늘 하루 망치고 그러다 걸리면 망신살 뻐친다. 에이, 관둬? 그래, 관둬. 그래, 관두자. 그것이 바로 유혹, 바로 그 미끼라는 거라구. 알았어. 삭제! 

 

어항속 물고기 간간이 꼬리 방향만 바꿀 대기하고 있다 (? 뭐, 그런 것 있다.) 일이 없어도 왔다 갔다 분주하다. 그렇지 않아도 심심하던 차 마음이 동하지만, 전에 덥석 물었다 혼난 적있다. 뾰족한 쇠고리에 걸리면 아프다. 연륜으로 배운거다. 그래도 그것을 감수 만큼 가치가 있다면 물거다. 엿장수 맘이다. "한 판 하실래요?" 아니유, 이번엔 거냥  비껴 갈라유...

  

 

 2006 1 19

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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