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번역을
시작하며
우리
성당
신부님께서,
한국에
계시는
동창
신부님이
암
말기
환자를
돌보시며
쓰셨다는
책을
나누어
주시며, “요안나,
요사이
뭐해요?… 급하게
할
것
없고,
시간나면
이
책
좀
번역해
봐요”
하셨다.
서두를
것
없이
시간이
나면
하라고
하셨으니까,
해도
안해도
되는데
관심이
있으면
해
봐라
이
뜻이리라. “네”하고
대답은
했다.
급한
일은
하나도
없지만,
읽고
싶은
책도
많고
쓰고
싶은
이야기거리도
너무
많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아니다. 더구나,
암
말기를
맞아
죽음의
고통에
울부짖는
환자들의
애환이
담겨
있는
책은 선착
순으로
저
뒤
끝이다.
하루는
눈에
번뜩번뜩
들어오는
책
제목에
가슴이
찔려
저
쪽
안
보이는
곳으로
옮겨놓았었다.
몇 달 사이, 신부님께서 책을 읽어 보았냐고 몇 번 관심을 보이셨다. 하지만 신부님이 책을 번역하고 있느냐고 귀뜸을 주시는 것인지는 몰랐다. 답답하셨는지, 어느날, 직접적으로 책 번역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느냐고 물어 보시는 거다. 그 때서야, “신부님, 저보고 정말 그 책을 번역하라고요? 전 농담하신 줄 알았어요.” “그럼, 다른 사람시킬까?” “"아니, 제가 할께요.”
대답은 하고 왔지만, 책을 펴니 엄두가 안났다. 번역하는 것 보다 차라리 내가 책을 쓰는게 빠르겠다. (히구, 잘났다, 요안나!) 궁시렁궁시렁, “주님! 재미난 것도 많은데, 하필이면 왜 암으로 죽는 환자들에 관한 거예요? 저 이 책 번역하면, 뭐 해주실 건데요?” (이구, 그 엄마에 그 자식이다.) 우리 애들, “엄마, 나 공부 하면, 뭐 사줄 건데요?” “"인석아, 공부가 너를 위해 하는 거지, 엄마를 위해 하는 거냐?”
번역을
시작하며,
암에
걸려
죽을
것
같아
무섭다.
얼마전
암으로
죽은
친구가
생각난다.
무섭고
징그러운 꿈을
꾸었다. 손
끝에
벌레
집이
생겨
꿈틀거리고 ,
침을
뱆으니,
시커먼
거미가
땅에
떨어졌다.
내
마음에
아직
사랑이
차지
않아서
그러는
것
같다.
봉사자님들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들을
보살피며
직접
몸으로
뛰고
계시다.
나,
편안히
책상앞에
앉아
일
하면서
그런
말이
나오는가?.
어떻게
해서
이
책이
내
손에
들어
와
무슨
뜻으로
인연이
되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내
몫인
것
같다.
엄마가
사랑하는
아기가
아플
때
못
할
것이
없고
두려운
것이
없는
거다.
비록
부족하지만,
환자가
되어보고,
봉사자가
되어보며,
마음을
다해 신부님이
뜻하시는
사랑의
꽃에
물을
주고
싶다.
언제
어디선가
해
맑은
미소로
님들과
만날
그
날을
위해…
“도움을
청하는
손을 뿌리치지
말고
도와줄
힘만
있으면
망성이지
말아라”
(잠언 3, 27).
2006년 1월 23일
윤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