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가을 우리집 봄이 나래를 피는가 했더니 어느듯 가을이 접어든다 고요했던 뒷뜰은 아쉬운 추억으로 덮혀 내일을 기약하며 옷깃을 저민다 추적추적 가랑비 내리는 시월에 마지막 날 찾아오는 할로인 아이들 캔디를 사 놓고 반긴다 낙엽의 낭만과 운치는 한 근심되어 쌓이나 그래도 괜찮다 그대 다시 .. 사진 이야기 2015.11.05
시-삶에 테이프 삶에 테이프 윤재영 언젠가는 이런 일이 올 줄 알았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 붙었으면 떨어져야 한다 몇 번의 세찬 바람에 아직은 아니라고 움켜쥐고 합리화 시키고 저항했으나 마음에 준비는 해 왔다 쓸모가 다 되었으면 사소한 입김에 저절로 놓아주는 것이 자연지사다 정이란 이름.. 그룹명/자작시 2015.10.02
시집 "샘물" 제 5 장 양심 등 따시고 배부르니 눈까풀이 나른해진다 냉커피 한 모금으로 뇌리를 깨워 구부러진 생각을 편다 바다 속 용궁에 금빛 은빛 금붕어 유유히 돌아다니나 그 작은 물고기 어디로 갔나 보이지 않는다 알아서 어찌하겠나 그 내막은 난 모른다 지금 이 순간 즐기는 것이 내 몫이라 하자 아.. 출판된 원고 2015.09.01
시집 "샘물" 제 4 장 바닷가에서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수평선 그 뒤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끼욱끼욱 갈매기 소리에 파도가 철썩 몰려와 깨끗이 지우고 간 그 자리에 물새 총 총 총 내 발자국 네 발자국 나는 지구에서 왔는데 너는 어디서 왔니? 반딧불이 인생 해님이 들어가니 반딧불이가 나온다 그에게는 긴.. 출판된 원고 2015.09.01
시집 "샘물" 제 3 장 봄의 축제 죽음은 야금야금 꿈속을 어지럽혔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에 세상은 다시 생기가 돈다 모진 풍파 견디어 낸 검은 그림자 사이사이 파릇파릇 재잘거리는 생명의 가장무도회 만남의 희열 속에 노래하는 새들과 뛰노는 다람쥐 노랗게 날리는 꽃가루 애증 초록 입구에서 갑자기 .. 출판된 원고 2015.09.01
시집 "샘물" 제 2 장 시시프스(Sisyphus) 시시프스의 바위는 산 정상을 눈앞에 두면 바닥에 굴러 떨어진다 부서져 조각난 의지를 주섬주섬 주워 맞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결과보다 과정이라 하지 않았나 신에 대한 도전이 아니다 한 삶을 다하고 있는 거다 낚시 자리에 누워 눈을 감으니 싱싱한 물고기들 노.. 출판된 원고 2015.08.31
시집 "샘물" 제 1 장 샘물 //윤재영 퐁퐁 솟아오르는 그곳은 어머니의 고향이었다 무더운 여름, 외할머니 딸랑딸랑 워낭소리에 송글송글 땀방울 물방울 꽈리 틀어 머리에 이고 찰랑찰랑 길어다 여름을 말아 주셨다 함지박으로 철철 넘치게 물을 퍼 올리던 그 곳에서 생수를 마셨다 제1장 딸기를 따며 딸기를 .. 출판된 원고 201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