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흙 //윤재영 흙은 묵묵히 지켜주고만 있다 꽃이 피나 꽃이 지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생명의 젖줄처럼 그렇게 순수하게 주기만 한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고 붉은 피 토하도록 파헤친다 하더라도 아프다지 않는다 냄새 나는 쓰레기 짊어 지켜도 불평도 없다 아무리 밟고 다녀도 꺼지지 .. 그룹명/자작시 2005.07.24
친정집 처마밑에 춘천집 도시 한복판에 친정집 기와집 높은 집들이 사방으로 올라가지만 저희 부모님집 아직 재래식집 그대로 이랍니다 자식넷을 키워내시고 구석구석 엄마의 손이 가지 않은데가 없지요 바로 중간에 보이는 문은 딸과 사위가 미국에서 놀러온다고 부엌을 뜯어 수세식 화장실 만들어 주신거예요 텅 .. 카테고리 없음 2005.07.21
어느 길 어느 길 //윤재영 설마 하면서 늑대의 밥이 될지도 모르는데 그렇지만 호기심에 빨려들어간다 후회하지 않으리 그래도 지루함 보다는 나을 것 같아 먹이가 되는 가치라도 있을 것 같아 우거진 숲 속을 햇살 한 오라기 허리춤에 차고 떨리는 하얀 입김 발자국 떨기며 카테고리 없음 2005.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