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념 잡념 //윤재영 활짝 물든 단풍이 쓸쓸해 보인다 이별의 아쉬움있어 텅 빈 나뭇가지가 외롭지 않다 새싹 틔우는 기쁨있어 현란한 머릿속 잡념 화려한 치장 굴레 벗자 잊자 원점으로 돌아간다 또 다른 잡념이 가지를 친다 그룹명/자작시 2005.11.08
할로인 할로인 //윤재영 따르릉…남편이다 시월에 왜 귀신의 날 있는 줄 알아? 이 세상 저 세상 간격이 가장 적은 달이래 왜 집집마다 불 켜 놓는지 알아? 귀신들 집 잘 찾아 가라고 그런 거래 따르릉…또 남편이다 내 손전화에 전화하라고 메세지 남겨 놓았어? 이상하다. 그런일 없는데 샤워 하다 갑자기 섬뜻.. 그룹명/자작시 2005.11.04
노랑나비 노랑나비 //윤재영 보고파 질 때면 살며시 다가가 맡아보는 그대의 향기 가슴속 간직한 노랑나비 자그마한 행복 예쁘디 예쁜 그대 꽃 좋아서 그냥 좋아서 가까이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다면 꺾어도 꺾여서도 아니 되기에 놀다 가게 해 주오 문을 닫지 말아 주오 그대 곁에 있고 싶음이기에 그룹명/자작시 2005.10.31
가을바람 가을바람 //윤재영 만남의 설레임 있어 가을빛 단장하고 나선다 붉은 단풍 유혹도 뿌리치고서 차 한잔시켜 놓고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시간인가 장소인가 무엇이 잘 못되었나 연락도 안 된다 구룹구룹 희희낙락 혼자 있을 곳이 아니다 가야겠다. 일어선다 혹시나 혹시나 뒤돌아보며 그룹명/자작시 2005.10.29
삶 삶 //윤재영 먹구름 하얀구름 있어 파란하늘 더욱 더욱 빛나고 찬서리 봄이 있어 울긋불긋 단풍 더욱 예쁘다 매일 뜨는 해님인데 매일 반갑고 매일 뜨는 달님인데 매일 그립다 그룹명/자작시 2005.10.29
이 개넘이 이 개넘이 //윤재영 잠시 집 비운사이 주방 쓰레기통 뒤집어 흩뜨려 놓고 아이 방 들어가 침대 위 떡허니 누워있다 부시시 눈빛 보니 단잠 깨웠나 보다 꽁지 내리고 눈치만 본다 한 대 펑 차주고 싶지만 무지막지 달려들까 겁이나 개폼만 재다 만다 그룹명/자작시 2005.10.28
아프다 아프다 //윤재영 어릴 적 엄마가 아프다 하시면 싫었다 밥을 굶을까 봐 그랬다 목도리 두르고 기침하시면서 밥상 차리셨다 머리가 띵하고 코가 찡하다 감기 옮을까 봐 그런단다 우리 아이들 밥도 하지 말란다 다 돌고 도는 것이다 홀로 가야 할 길이다. 가을에 비가 오면 추워진다는데… 그룹명/자작시 2005.10.28
또 태웠다 또 태웠다 //윤재영 팥죽을 쑬까 팥소를 만들까 깨끗이 씻어 밤새 불려 놓고 찰랑찰랑 맑은 물 넣어 불에 올려놓는다 열어보고 먹어보고 아직 덜 익었다 잠시 뒤 돌아본 사이 씁스름 냄새 앗! 탄다. 또 태웠다 눌어붙었다 이를 어쩐다 한 두 번이 아니다 버려야 할 팥알이 아까운 것이 아니고 닦아야 할 .. 그룹명/자작시 2005.10.26
내 탓이오 내 탓이오 //윤재영 달콤한 꿈 꾸다 세월 잊었다 늦었다 새벽 지키는 개 마저 늦잠이다 비상이다 십 분 상간에 아침이 흐트러진다 빨리빨리 하거라 대충대충 씻거라 쥬스라도 마셔라 양보는 고사하고 새치기하는 등교길 출근길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나의 탓이오 그룹명/자작시 2005.10.21
아직 남아 있는데 아직 남아 있는데 //윤재영 아침 햇살 전주가 흐르며 난 습관으로 사진기 들이댄다 다람쥐 겁도 없이 열심히 까먹고 파랑새 두 마리 후다닥 자리 피한다 꽃은 피어 있는데 나비가 안 보인다 아직 필름이 남아 있는데 그룹명/자작시 200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