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 동반자 //윤재영 제자리 찾은 적막한 밤 어둠 속 아스라이 들려오는 귀에 익은 개 짖는 소리 그가 부르고 있었다. 소름끼친다 갑자기 혼자라는 생각에 거기 있었다. 듣지 못했을 뿐, 그리고 거기 있을 것이다. 마지막 숨을 몰아 쉬는 그 순간을 위해 그래,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다 3/7/07 그룹명/자작시 2007.03.09
이끼꽃 이끼꽃 //윤재영 봄을 깨우는 맑은 햇살 졸졸 계곡물 조용한 산길 언덕바지 그늘진 고목 아래 붉은 좁쌀 반점 꽃이란다, 이끼꽃 숲 속에 요정 허겁지겁 허락도 없이 고개 빼고 안경 벗고 가까이, 더 가까이 보려다 그만 주르륵 미끄러져 내리다 마른 덤불에 손등 긁히며 눈에 아른거려 지난 길 뒤 돌아.. 그룹명/자작시 2007.03.01
나 나 //윤재영 하늘에 새떼 바다 물고기떼 흐름을 탄다 탱고 추는 붉은 여인의 고개처럼 조로의 칼끝처럼 자유자재로 깊이 뿌리 내린 땅 위에 나무들 신호 기다린다 촉각 곤두세워 그 사이로 내가 걷고 있다 그룹명/자작시 2007.02.22
생각 생각 //윤재영 떠오르는 생각 종이 담아 책상 위에 쏟아 놓고 싹을 틔운다 뒤섞인 언어들 짝을 맞춘다 크고 작고 길고 짧게 이름표 달아 허공에 띄운다 주인을 찾아 별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그 순간 살아 있음이라 그룹명/자작시 2007.02.13
동백꽃 동백꽃 //윤재영 홑겹 다홍치마 곱게 드리우고 찬 겨울 밝혀 오실 임 기다리나 파르르 떨림 품어 주고 싶으나 나 또한 추운지라 횡한 바람 어찌 견디려나 아랑곳없이 홀로 피고 지며, 그대 날 위로 하는가 그룹명/자작시 2007.01.05
그대에게 그대에게 //윤재영 생각마저 잠이 든 메마른 겨울 따사한 입김에 얼음이 녹나이다 좋은 인연에 다시 꽃이 피오니 계곡의 맑은 물에서 물고기 노나이다 세월 따라 가는 길 혼자인가 싶더니 그대 나를 태워 흘러가고 있더이다 그룹명/자작시 2006.12.30
가을밤에 가을밤에 //윤재영 아삭아삭 흩어진 낙엽 속에서 나를 찾는다, 줍는다 가냘픈 벌레소리에 마음 준 봄꽃들 어긋난 인연이었다 끊어야 했다 그래야 한다 알고 있었으면서, 막상 닥치고 나니 난 흔들린다 손끝이 떨리도록 어둠 속 외 등, 그래도 불빛 하나 가슴에 들어와 무섭지 않다 외롭지도 달이 떴음.. 그룹명/자작시 2006.11.28
우찌 이리 맛있노? 우찌 이리 맛있노? //윤재영 유혹을 뿌리치고 아침을 무사히 굶었다 조금있자 배가 쿨쿨해진다 점심 때도 아닌데 아른아른 어제 쪄 놓은 고구마 안되겠다 뒤진다 냉장고를 도데체 어딧노? 냄푠이 묵어 뿌렸나? 그럴리는 없고 그럼 갖다 버렸나? 그럴리도 없고 아하! 그러면 그렇지 은박지에 쌓여 있는 .. 그룹명/자작시 2006.11.17
너는 낙엽이다 너는 낙엽이다 //윤재영 지고지고 또 져도 또 다시 지는 불변의 진리로 심장 뛰게 하고 세상 혼을 빼는 무게도 색도 얼굴도 없는 바닥에 뒹굴며 염치도 없는 켭켭이 쌓이다 가을비에 삭아지는 공간을 초월한 삶을 터득한 너는 낙엽이다 2006년 11월 13일 그룹명/자작시 2006.11.14
초록을 따며 초록을 따며: 그린 토마토 //윤재영 느즈막 주렁주렁 거죽만 남아 비틀어져 넘어가는 햇살에 의지한 채 익을 듯 익을 듯, 익지 못하는 기다림에 지친 초록의 한 노란 꽃은 웬 말인가 한 때 귀여웠지만 이젠 아니다 아무리 예쁜 꽃도 제 철이 아니면 밉다 깰 수 없는 나의 편견, 아집 찬 서리 내릴 영점에.. 그룹명/자작시 200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