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 년 만에 외출 삼십 년 만에 외출 윤재영 미국에 산 지 삼십여 년 동안 한 번도 블랙프라이데이에 쇼핑해 본 적이 없다. 밀치고 부딪치며 물건을 사려고 줄을 서 한참을 기다리느니 안 사고 말겠다고 그날은 오히려 집에서 방콕하는 날이었다. 추수감사절 하루 전 남편이 산더미 같은 광고를 들고 들어.. 그룹명/일기 에세이 2013.12.06
수필-겨울 물난리 겨울 물난리 윤재영 “큰일 났어.” 토요일 새벽, 남편의 인기척에 잠을 깼다. 보통 일로 잠을 깨울 사람이 아닌데 무슨 일이 나기는 났구나 싶었다. 그의 얼굴에서 심각도를 읽는 동안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며 쇼크에 대비했다. 도둑이 든 것도 아니고 불이 난 것도 아니고 아이들한테 무.. 그룹명/일기 에세이 2013.12.06
할로윈 2013 시월의 마지막 날 이 만큼이면 되려나 쵸코렛 과자를 담아 놓고 밖에 등불을 켜놓고 아이들을 기다린다 24년 전 이 시간에 첫아이를 임신하고 만삭이 되어 이제나 저제나 진통을 기다렸던 설레임이 있어서 일까. 가슴이 찡하다 밖에서 시끌벅쩍 아이들 소리가 들린다. 마음이 들뜬다 시월.. 그룹명/일기 에세이 2013.11.01
스커퍼넝즈 포도--수필 스커퍼넝즈 포도 포도의 계절,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아침저녁으로 한풀 꺾일 즈음 미국 남부에 근거지를 둔 투박한 스커퍼넝즈 포도 (Scuppernongs 또는 Scuplin)가 슈퍼에 나온다. 덥고 습기가 많은 지역에서 자라는 이 포도는 1524년 로우스 캐롤라이나 스커퍼넝즈 강가를 따라 탐험하던 사.. 그룹명/일기 에세이 2013.10.17
눈물 나는 날 눈물 나는 날 //윤재영 파란 하늘,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운 날에 가을을 타는 히스테리일까 나이가 드는 징조일까 모임에서 만나는 두어 사람과 부딪쳤다 자기 일도 아니고 상관도 없는데 온갖 참견을 다 하고 다니는 사람 쓰잘떼기 없는 얘기 혼자 실컷 떠들어 놓고 남이 하는 말은 무시.. 그룹명/일기 에세이 2013.10.14
하나우마 베이 추억--수필 하나우마 베이 추억 윤재영 하와이에 간다고 하자 알고 지내던 친구가 스노클링을 꼭 해야 한다고 장소 이름까지 적어 주었다. 시력이 나쁜 사람을 위하여 도수 있는 물안경도 있다는 것이다. 의아했지만 무슨 수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기기묘묘한 산호가 있고 형형색색 열대어가 노니는.. 그룹명/일기 에세이 2013.07.30
'뚜루루루...' ‘뚜루루루…’ 윤재영 새해 아침 창 밖을 내다보니 안개가 짙게 낀데다 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다. 거실에서 TV 소리가 들린다. ‘뚜루루루 뚜루루루…’ 환상의 우주 속으로… 매년 이브와 새해에 ‘더 투와이 라이트 존 (The Twilight Zone)’이 싸이 TV 채널에서 연속 방영된다. 1960년경에 각.. 그룹명/일기 에세이 2013.02.13
잃어버린 배추 잃어버린 배추 윤재영 동서양이 만나 결혼 생활 거의 30여 년이 되어가건만 내가 소시지 베이컨 구이 냄새에 익숙하지 못하듯 남편은 김치 냄새에 적응하지 못하고 민감하다. 무슨 잘못이라도 한 듯 김치는 냉장고 안에서 이리저리 눈치를 보며 찬밥신세를 지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 싸이.. 그룹명/일기 에세이 2013.02.13
한 생각을 바꾸고 나니 한 생각을 바꾸고 나니 윤재영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전주에 사는 지인을 만나고 춘천에 가려고 버스 터미널로 갔다. 직통버스가 있다는 것도 놀라운데 가는 사람도 여럿 있었다. 버릇처럼 자판기에서 커피를 꺼내 손에 들고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렸다. 그런데 갑자기 앞에 서 있던 누군가 “쾍…”하.. 그룹명/일기 에세이 2011.09.14
버밍햄 한국학교 개학 버밍햄 한국 학교가 개학했다 학교 시작 때는 늘 바쁘다 올해는 유치반 교사가 없어 내가 맡기로 했다 금요일 저녁 반도 맡았다. 학교 행정도 맡으랴 수업 준비도 하랴 대학 강의 준비하는 것보다 더 시간이 걸린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정말 대단하시다 유아반 아이들 넷을 가르치며 보조 .. 그룹명/일기 에세이 2011.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