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며 새해를 맞으며 윤재영 맞선 보듯 낯선 너를 맞는다 지난해의 옛정을 애써 감추지 않으리라 운명으로 다가오는 너를 굳이 좋다고 하지도 않으리라. 말없이 서로 할 일을 하다 보면 서서히 정이 들 테니까 언제나 그래 왔듯이 아팠던 마음을 메우고 섭했던 것들은 감사로 돌리고 순정으로 .. 그룹명/자작시 2014.01.01
비에 젖은 가을밤 비에 젖은 가을밤 //윤재영 추적추적 낙엽이 울고 있다 그새 떨어져 바삭바삭 바람을 타보지도 못했다고 누구를 탓하겠나 잡힌 듯 잡지 못하고 품은 듯 품지 못하는 한 삶이 그런 거라고 애꿏지만 그렇게 가는 거라고 지나가는 구름 사이 보이다 말다 둥근 달 한 생각 전할 수 있을까 .. 그룹명/자작시 2013.11.18
단풍나무 단풍나무 //윤재영 투명한 빨간 노란 단풍에 가슴이 뻥 뚫린다 이별의 막바지에서 찬란한 빛 발하는 그들의 내막을 어찌 알겠나 한 책임 다한 후 무거운 짐 내려놓는 시원함일까 살 절음 떼어내는 애통함일까 알몸 드러낸 채 황량한 고독 속에서 외로운 알음 앓이 하다가 따사해지는 날 .. 그룹명/자작시 2013.10.31
섬뜩 섬뜩 윤재영 이른 아침 창 밖을 내다본다 바람 한 점 없는 날 수많은 나뭇잎 고요하다 숨을 쉬나 안 쉬나 가만히 들여다본다 아기가 잠을 잘 때 노부모님 주무실 때 늘 그러했듯이 한숨 돌릴 시간이 지났는데 아무 기척이 없다 섬뜩! 누리꾸리 색도 없는 새 한 마리 펜스에 올라앉아 나를 .. 그룹명/자작시 2013.07.27
보고싶다 보고 싶다 윤재영 그대의 해맑은 미소가 몹시도 그리운 날 붉은 노을이 지기 전 이 해가 가기 전, 아니 한 생이 다 하기 전 그나마 가슴 깊이 연연해 온 한 톨의 불씨가 꺼지기 전에 그대의 순수한 눈빛에 하얀 빛이 되어 높은 하늘 파란 허공에 띄우고 싶다 그룹명/자작시 2012.12.10
컴퓨터 넋두리 느려 터진 컴퓨터에게 //윤재영 컴퓨터야, 이 바부야 왜 이렇게 느려 터지느냐 그렇게 멍하니 있지 말고 빨리빨리 찰칵찰칵 돌아갈 수 없느냐 어디가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해라 몇 년을 같이 살았는데 내 마음을 그렇게도 모르겠느냐 두드리는 대로 얻어터지고 욕하는 대로 얻어먹으면.. 그룹명/자작시 2012.10.05
오월의 향기 오월의 향기 //윤재영 몽올몽올 작약 몽우리 간밤 천둥번개에 놀라지 않고 터질 듯 뛰는 가슴 꼭꼭 싸맨 채 쏟아져 내린 비에 말끔히 씻은 얼굴 꺾어서는 안 되는 줄 알았다. 허나 그렇게 해 주어야 하는 것이 있고 그것도 한때가 있음이라 화사한 진분홍 미소 시간의 흐름에 아팠던 상처 .. 그룹명/자작시 2012.05.05
가을 입구에서 가을 입구에서 //윤재영 처음 그대를 만났을 때 좋아서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다 예고된 운명이 도사리고 있었지만 눈도 귀도 다 막았었다 그대가 떠나가는 뒤안길에 황홀했던 것만큼 아파야 했던 이별의 슬픔에 남몰래 꺼억꺼억 눈물을 삼켜야 했다 연륜진 가슴에 잊지 않고 찾아주는 그대 내심 반가.. 그룹명/자작시 2011.10.14
그런 친구 있었죠 그런 친구 있었죠 //윤재영 제게도 한 때 제 노래 들어 주는 친구 있었죠 구두 신고 삼악산 올라갈 때에 도와주려 내미는 손 차마 잡지 못하고 바람소리 물소리 듣고 내려왔었죠 아무도 들어 주지 않는 그 노래를 몇 번이나 불러 달라 청해준 친구 있었죠 지금은 멀리 떠난 친구이지만 가끔가다 한 번씩.. 그룹명/자작시 2010.12.08
시-고향 고향 //윤재영 가는 곳마다 그곳에 있었다 보는 것마다 한 부분이었다 인연이란 고리로 연결되어 내 가슴 안에 있었다 세월의 먼지 속 도시 한 복판 시골 기와집 누가 뭐래도 내 집 내 땅이다 헌 옷에 새 천을 댈 지언정 시간과 공간이 만나는 잊혀져 가는 추억에 오월의 향기로 꽃을 피워 풋내음 설레.. 그룹명/자작시 2010.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