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봄비 윤재영 오랜 기다림 끝에 노란 개나리 수선화 활짝 피었건만 진정 너의 모습이더냐 알아보지 못하고 짙은 안개 미로 속에서 무엇이 그리 급한지 몸은 지구를 타고 우주를 떠돌고 있네 한 번 지고 나면 기약 없는 세월이기에 스치는 임의 모습 아쉬워 봄비가 내리네 그룹명/자작시 2015.03.16
별에게 별에게 윤재영 벌거벗은 나뭇가지 고요한 밤거리에 서서 하늘을 바라본다 검푸른 넓디넓은 공간에 작은 반점으로 빛나는 총명한 너에게 물어본다 그곳은 어디이냐고 내가 보이느냐고 그리고 전하고 싶다 긴긴 겨울밤 동무해 주는 네가 있어 쓸쓸하지 않다고 세상에 둘도 없는 신비한 너.. 그룹명/자작시 2014.12.17
늦은 가을비 늦은 가을비 윤재영 추적추적 쓸쓸히 내리는 비 갓 떨어진 낙엽의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가오는 차가운 현실을 알려주어야 하기에 돌아서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꽃을 피울 봄비를 위해 옷깃을 여미도록 누군가 해야 하는 쓸고 닦는 궂은일이기에 홀로 그 길을 걷고 있다 할 일을 하.. 그룹명/자작시 2014.11.18
낙엽 낙엽 윤재영 누군가 몹시도 그리운 날 기염을 토해내던 투명한 노란 빨간 잎 화려했던 미련이 너무 커 자리에서 떠날 줄 모르고 일그러진 누런 나뭇잎 얼마나 기다렸었나 자유로운 이 순간 바삭바삭 훨훨 바람을 탄다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삶 하루 이틀 그러다 빛을 잃겠지 산산이 부.. 그룹명/자작시 2014.11.17
시월의 마지막 날에 시월의 마지막 날에 윤재영 현실에 묻혀 올해는 그냥 보내려 했는데 어제와 오늘이 다를 바 없다고 쓸쓸함은 생각에서 온다고 겨우 달래 놓았는데 계절은 보채는 어린아이 마냥 마구 가슴을 두드린다 한여름 열기 속에도 굳건했던 짙푸름이건만 늦은 바람에 훤히 드러난 속내 눈 부신 햇.. 그룹명/자작시 2014.11.01
호숫가에서 호숫가에서 윤재영 지는 해 불그레 아쉬움 남기는 계절 멈춘 가을 호수가 거북이 빠꼼이 고개 내밀고 잠자리 갈대 사이로 숨바꼭질하고 기러기 떼 꽥꽥 인원 점검한다 나들이 나온 사람들 걷고 뛰고 노니는 모습 한가롭다 평화롭다 뉘엿뉘엿 땅거미 찾아드는 한 폭의 살아 있는 그림 속.. 그룹명/자작시 2014.10.07
가을비 가을비 윤재영 맑은 하늘에 무슨 못다 한 하고픈 이야기 남아 있어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가 가슴 속 깊이 젖어 드러나는 앓이는 어찌하라고 어디서 어디까지 가야 하며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타다 남은 열기는 어찌하라고 얄궂게도 하염없이 내리고 있는가 그대로 두면 마르리라 했나 언.. 그룹명/자작시 2014.09.30
하늘 놀이터 하늘 놀이터 윤재영 약속하지 않았지만 올 줄 알았기에 훤하게 치워 놓고 보름달 밝혀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나저제나 구름 속에 가려질까 한눈팔면 가버릴까 눈 감으면 안 보일까 조바심하지만 나 여기에 있다. 있다 이 순간, 오로지 너를 위해 그림자 밟으며 반딧불같이 뛰어노는 .. 그룹명/자작시 2014.09.10
가을 어귀에서 가을 어귀에서 윤재영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 도라지 꽃 삭고지고 부추꽃 피고지고 하룻밤 사이 교차하는 뜨거움과 차가움 어제는 어제 오늘은 오늘 잡지 못할 뜬구름 물은 흘러야 하고 마음은 고요해야 한다나 어느 꽃이 더 예쁘다 할 수 있겠나 시든 꽃이라 밉다 할 수 있겠나 그룹명/자작시 2014.09.05
고향의 정취 고향의 정취 윤재영 단비가 애타게 그리운 날 빛 잃은 친정집 뒤란 기울어져 가는 담벼락 위로 파릇 담쟁이덩굴 세월을 머금고 어눌한 장독대 빈 항아리 옆 보랏빛 하얀빛 청초한 도라지 꽃 옛사랑을 불러온다 개조된 주방에서 구부정한 노모의 고소한 미역국 냄새가 고등어 구워지는 소.. 그룹명/자작시 2014.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