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으스스한 오후에 한여름 으스스한 오후에 //윤재영 냉방기 팡팡 돌아간다. 없으면 없는 데로 살겠구먼, 한 번 시원한 맛을 보니 끌 수가 없다. 난 찬 바람이 싫다. 일 도 상간으로 실랑이가 벌어진다. 일 도를 높이면 남편과 애들이 덥다고 투덜거리고 일 도를 내리면 내가 추워 못 견디겠다. 하지만, 군소리를 듣느니 내.. 그룹명/일기 에세이 2009.08.07
연륜 연륜 //윤재영 여름 비 다녀갔는가 나무 그늘에 하얀 주름버섯 우산을 받치고 홀로 서 있다 햇살이 다가오면 어디로 갈 거나? 멍해진 뇌리 속 길들어진 삶은 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충실한 노예가 되어 버리고 싶어도 버릴 수 없고 비우고 싶어도 비울 수 없다 되는대로 살리라 그럼에도 가슴 한구석 .. 그룹명/자작시 2009.08.01
어머니댁 가는 길 춘천 어머니댁 장날이다. 어머니와 구경나갔다. 강냉이 펑과자 그리고 감자떡을 샀다 집에 오는 길에 봉의 초등학교 교정 계단에 앉아 엄마와 감자떡을 먹었다 변함없는 화려한 골목. 그렇게 많이 다녔어도 한 번도 들른적이 없다 엣 강원은행 옆 골목 오른쪽 골묵으로 들어가면 된다 골목에 들어가기.. 그룹명/일기 에세이 2009.07.28
비행기 안에서 비지니스 클래스 대한항공을 타고 한국에 가는데 좌석이 거의 뒷자리였다 그런데 조금있자 젊은 학생이 나와 같은 좌석이라고 하는 거다 승무원이 오더니 날 비지니스석으로 안내해 주었다 살다보니 별 일이 다있다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누워 간다더니만, 의자가 맞춤이다 이리 눌러보고 저리 눌러보.. 그룹명/일기 에세이 2009.07.28
재미 한국학교 협의에 참석하여 비행기 타고 한 시간 반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재미한국학교 협의회가 있어 참석했다 올랜도에 디즈니랜드가 있어서 올랜도란 말만 들어도 마음이 설레는 거다 문제는 구경할 시간도 없고 경비도 만만치 않으니, 꼼짝 못하고 호텔방에 묶인 신세 넉두리는 그만하고 사람은 평생 배워야 하는가 보다 전.. 그룹명/일기 에세이 2009.07.24
박창환 신부님의 "이 목 좀 따줘" 영어 번역 박창환 신부님의 "이 목 좀 따줘" "The First Village Under Heaven" 그러니까 삼년 전, 아니 훨씬 전에 조신부님께서 박신부님의 책을 번역하라고 주셨다 반년은 신부님이 농담삼아 하신 말씀이겠지 하고 지나갔고 반년은 책을 정독하며 직역을 했고 반년은 직역한 것을 의역했고 반년은 책을 접어 두고 쉬었고.. 출판된 원고 2009.07.24
불면不眠 불면不眠 //윤재영 몽롱한 머릿속에 줄곧 글을 짓고 있다 물고 늘어진다 허우적허우적 거품을 뿜어낸다 허공에서 사라질 것을 터져 버릴 것을 소낙비 으르렁거리나 밋밋한 무맛이다 푸석푸석 부서진다 그래도 찾아 주는 네가 있어 다시 숨을 쉰다 소리 나지 않는 울음을 토하며 가지 마라 가지 말거라.. 그룹명/자작시 2009.07.19
어머니 집 PC 방을 찾아 주변을 뱅뱅 돌다가 이제사 찾았다 할말이 너무 많아 무엇부터 시작할 지 우선 여기가 미국인지 한국인지부터 확인을 하고 수요일 인천 공항에 도착해 공항버스를 타고 춘천으로 향했다 삼 년 전만해도 어머니댁에 도착하려면 밤 열시가 넘어야 했는데 여덟시 반에 버스가 도착했다. 버.. 그룹명/일기 에세이 2009.06.26
씨앗 씨앗 // 윤재영 우리의 만남이 그렇게 끝날 것이라면 처음부터 시작을 아니 했겠죠 현실에 묻혀 연락을 잊어 말라 비틀어진 모양새 같지만 죽은 건 아니랍니다 때를 기다릴 뿐 다시 만날 기쁨에 설렘을 억누르며 차분히 그 순간을 기다립니다 설사 다시 꽃을 피우지 못한다 해도 아쉽다 슬프다 않을 겁.. 그룹명/자작시 2009.06.16
초등학교 4 학년 노는 시간 아이들과 함께 하는 한 시간이 끝나자 노는 시간이었다 만들어 간 쵸콜렛 쿠키와 음료수를 가지고 운동장으로 나갔다 아이들이 어떻게 노는 지 궁금해서 선생님의 허락을 받고 아이들을 지켜보며 사진을 찍었다 5월 19일 2009 윤재영 사진 이야기 2009.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