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배추 잃어버린 배추 윤재영 동서양이 만나 결혼 생활 거의 30여 년이 되어가건만 내가 소시지 베이컨 구이 냄새에 익숙하지 못하듯 남편은 김치 냄새에 적응하지 못하고 민감하다. 무슨 잘못이라도 한 듯 김치는 냉장고 안에서 이리저리 눈치를 보며 찬밥신세를 지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 싸이.. 그룹명/일기 에세이 2013.02.13
보고싶다 보고 싶다 윤재영 그대의 해맑은 미소가 몹시도 그리운 날 붉은 노을이 지기 전 이 해가 가기 전, 아니 한 생이 다 하기 전 그나마 가슴 깊이 연연해 온 한 톨의 불씨가 꺼지기 전에 그대의 순수한 눈빛에 하얀 빛이 되어 높은 하늘 파란 허공에 띄우고 싶다 그룹명/자작시 2012.12.10
컴퓨터 넋두리 느려 터진 컴퓨터에게 //윤재영 컴퓨터야, 이 바부야 왜 이렇게 느려 터지느냐 그렇게 멍하니 있지 말고 빨리빨리 찰칵찰칵 돌아갈 수 없느냐 어디가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해라 몇 년을 같이 살았는데 내 마음을 그렇게도 모르겠느냐 두드리는 대로 얻어터지고 욕하는 대로 얻어먹으면.. 그룹명/자작시 2012.10.05
오월의 향기 오월의 향기 //윤재영 몽올몽올 작약 몽우리 간밤 천둥번개에 놀라지 않고 터질 듯 뛰는 가슴 꼭꼭 싸맨 채 쏟아져 내린 비에 말끔히 씻은 얼굴 꺾어서는 안 되는 줄 알았다. 허나 그렇게 해 주어야 하는 것이 있고 그것도 한때가 있음이라 화사한 진분홍 미소 시간의 흐름에 아팠던 상처 .. 그룹명/자작시 2012.05.05
가을 입구에서 가을 입구에서 //윤재영 처음 그대를 만났을 때 좋아서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다 예고된 운명이 도사리고 있었지만 눈도 귀도 다 막았었다 그대가 떠나가는 뒤안길에 황홀했던 것만큼 아파야 했던 이별의 슬픔에 남몰래 꺼억꺼억 눈물을 삼켜야 했다 연륜진 가슴에 잊지 않고 찾아주는 그대 내심 반가.. 그룹명/자작시 2011.10.14
한 생각을 바꾸고 나니 한 생각을 바꾸고 나니 윤재영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전주에 사는 지인을 만나고 춘천에 가려고 버스 터미널로 갔다. 직통버스가 있다는 것도 놀라운데 가는 사람도 여럿 있었다. 버릇처럼 자판기에서 커피를 꺼내 손에 들고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렸다. 그런데 갑자기 앞에 서 있던 누군가 “쾍…”하.. 그룹명/일기 에세이 2011.09.14
버밍햄 한국학교 개학 버밍햄 한국 학교가 개학했다 학교 시작 때는 늘 바쁘다 올해는 유치반 교사가 없어 내가 맡기로 했다 금요일 저녁 반도 맡았다. 학교 행정도 맡으랴 수업 준비도 하랴 대학 강의 준비하는 것보다 더 시간이 걸린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정말 대단하시다 유아반 아이들 넷을 가르치며 보조 .. 그룹명/일기 에세이 2011.08.28
일기--오빠가 보낸 선물 오빠가 보낸 선물 //윤재영 아침에 눈도 뜨기 전 왜 뜬금없이 오빠 생각이 나는 걸까요? 오빠가 죽어서 애통한 만치 살아 있었을 때 기뻐해야 하지 않았던가요? 그 말 한마디 못한 것이 서럽습니다 멀리 떨어져 살다 보니 오빠가 살아 있다고 해서 특별히 다른 것이 없을 텐데도 없다고 생각하니 그 빈.. 그룹명/일기 에세이 2011.05.18
춘천에서 춘천에서 으으으... 춥다는 말 밖에 겨울에는 27년 만에 처음으로 큰아이와 함께 고향을 방문했다 어제 하루 꼬박 집안에 방콕하다 오늘 처음 밖에 나왔다 영하 1 도만 되어도 춥다고 벌벌 떠는 따뜻한 곳에서 살다 영하 몇도씩 내려가니 완전히 가시바람이다 온 몸을 둘둘 마는 오리털 코트를 입었더니.. 그룹명/일기 에세이 2010.12.31
그런 친구 있었죠 그런 친구 있었죠 //윤재영 제게도 한 때 제 노래 들어 주는 친구 있었죠 구두 신고 삼악산 올라갈 때에 도와주려 내미는 손 차마 잡지 못하고 바람소리 물소리 듣고 내려왔었죠 아무도 들어 주지 않는 그 노래를 몇 번이나 불러 달라 청해준 친구 있었죠 지금은 멀리 떠난 친구이지만 가끔가다 한 번씩.. 그룹명/자작시 2010.12.08